고진영.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복귀 첫 대회였던 11월 펠리컨 챔피언십에서 공동 34위에 랭크된 뒤 VOA 클래식(5위)~US여자오픈(공동 2위)에 이어 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챔피언십에선 우승을 차지했다. 4개 대회에서 매번 순위는 상승했다. 결코 운이 아니었다. 세계랭킹 1위다운 안정감이 돋보였다.
고진영(25)은 21일(한국시간) CME그룹 투어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아직 믿기지 않는다. 내가 쳤지만 내가 했나 싶을 정도로 후반에는 플레이를 잘 했다”며 “(미국에) 복귀할 때까지만 해도 ‘CME그룹 투어챔피언십에 나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조차 안 했었다. US여자오픈 때까지만 플레이를 할 생각이었다”고 털어놨다. “지난 주 (US여자오픈에서) 말도 안 되게 상위권으로 마무리를 했고, 그 기회로 여기에 나왔다. 그렇게 나왔는데도 우승까지 했다는 건, 내가 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신기하다”고 했다. “위기도 많았지만 그 위기를 넘기면서 기회가 왔고, 긴장을 놓치지 않고 기회를 잡았던 것이 우승으로 연결됐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만약 김세영(27·미래에셋증권)이 이번 대회에 우승을 차지하고, 자신이 단독 10위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면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내줄 처지에 몰리기도 했던 고진영은 2라운드부터 최종라운드까지 사흘 연속 함께 동반 플레이를 한 라이벌이자 ‘언니’에 대해 ‘편치 않은 마음’도 솔직히 고백했다.
“사흘 동안 세영 언니와 치면서 사실 많이 힘들었다. 언니와 경쟁한다는 자체가 마음이 편치 않고 불편했다. 친한 사람들끼리 플레이를 하고 우승 경쟁을 하는 것이 쉬운 마음은 아닌 것 같다. 나도 잘 하긴 했지만, 언니도 잘 했다. 그리고 언니보다 내가 조금 더 잘했기 때문에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다.”
11월 LPGA 투어 복귀 이후 한 달 동안 18억3000만원을 상금으로 챙긴 고진영은 “오늘 아침까지도 미국에 살 집을 알아봤다. 최근 미국 은행 잔고를 모두 한국으로 보내서 돈이 없었다. 집을 살 돈이 필요했고 이제 집을 살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진영은 함께 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허미정(31·대방건설)이 거주하고 있는 텍사스주 프리스코 지역에 집을 구매할 계획이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