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스타 머라이어 캐리의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가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오르며 ‘성탄 스테디셀러’의 힘을 발휘하고 있다.
전 세계 음원차트 사로잡은 ‘크리스마스 캐럴’
‘All I Want…’ 美·英 차트서 1위
1940년대 딘 마틴 캐럴까지 소환
따뜻한 선율로 코로나 시대 위로
머라이어 캐리가 미국 빌보드와 영국 오피셜의 최신 싱글 차트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실력파의 팝음악 차트 1위가 큰 뉴스일 수는 없다. 하지만 1위곡이 이미 26년 전 나온 크리스마스 캐럴이라는 점에서 시선은 달라진다. 1994년 캐럴 음반 ‘메리 크리스마스’(Merry Christmas)의 수록곡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빌보드 싱글 차트 ‘핫(HOT) 100’ 1위에 올랐다. 이와 함께 추억 속 명곡으로 남은 캐럴도 다수 ‘핫 100’에 올라 새삼 눈길을 끈다. ‘All I Want…’ 美·英 차트서 1위
1940년대 딘 마틴 캐럴까지 소환
따뜻한 선율로 코로나 시대 위로
딘 마틴부터 아이유까지
빌보드 최신 차트인 19일자의 20위권에는 머라이어 캐리뿐 아니라 멀리는 19 40년대(렛 잇 스노(Let It Snow), 렛 잇 스노, 렛 잇 스노·딘 마틴·10위)부터 19 80년대(라스트 크리스마스(Last Christmas)·왬·11위)에 사랑받은 10여곡의 캐럴이 올라 있다. 브렌다 리의 ‘로킨 어라운드 더 크리스마스 트리’(Rockin‘ Around The Christmas Tree·3위), 바비 헬름스의 ‘징글벨 록’(Jingle Bell Rock·5위), 앤디 윌리엄스의 ‘이츠 더 모스트 원더풀 타임 오브 더 이어’(It’s The Most Wonderful Time Of The Year·6위), 호세 펠리치아노의 ‘펠리스 나비다’(Feliz Navidad·10위) 등이다. 국내 열기는 이보다 뜨겁지 않지만 주요 음원차트 상위권에도 캐럴이 올랐다. 머라이어 캐리는 물론 아리아나 그란데의 ‘산타 텔 미’(Santa Tell Me), 아이유의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성시경·박효신 등이 입 맞춘 ‘크리스마스니까’ 등이 음악 팬들의 귀를 간질이고 있다.
“겨울 시즌송의 실종…캐럴의 위안”
이는 올해 유난히 뚜렷한 경향으로 읽힌다. 일각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성탄 분위기가 사라진 상황에서 요인을 찾는다. 한 가요관계자는 21일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성탄 분위기를 되찾고 조금이나마 위안을 얻으려는 대중의 심리가 작용하지 않았겠느냐”고 밝혔다. 여기에 따스한 선율에 사랑과 평화를 기원하는 노랫말을 담은 겨울 시즌송이 실종되다시피 한 분위기가 더욱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연구위원은 “성탄 등 계절적 특수를 노린 겨울 시즌송이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새롭게 겨울 시즌을 장악할 만한 노래가 없어 옛 캐럴이 다시 불리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1994년 머라이어 캐리는 별다른 캐럴이 나오지 않았던 시절에 노래를 내놨다. 한창 전성기를 누리던 당시 남편 토미 머톨라 소니뮤직 CEO의 캐럴 음반 권유와 설득 끝에 노래를 앨범에 담았다. 노래는 전 세계적 인기를 끌었고, 누적 저작권 수입 750억원을 넘기며 ‘크리스마스 연금’이라 불린다.
그룹 방탄소년단도 마침 미국 지상파 방송사 ABC의 ‘더 디즈니 홀리데이 싱어롱’ 프로그램에서 ‘산타클로스 이즈 커밍 투 타운’(Santa Claus is Coming to Town)을 선보였다. 새로운 ‘크리스마스 연금’이 탄생할지 기대를 모은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