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외인타자 재계약! 악순환 끊은 라모스, 과제 해결할 차례

입력 2020-12-22 1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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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라모스. 스포츠동아DB

2017년 이후 4년만의 외국인타자 재계약. 구단 역사상 가장 많은 홈런을 때려낸 외국인타자에게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협상 과정에서 다소간 난항도 겪었지만, 마침내 도장을 찍는 데 성공했다. LG 트윈스가 로베르토 라모스(26)와 내년에도 동행한다.

LG는 22일 “라모스와 재계약했다”고 알렸다. 총액은 100만 달러(계약금 20만·연봉 60만·인센티브 20만)로 올해(옵션 포함 50만 달러)의 두 배 수준이다. 차명석 단장은 “라모스는 우리 팀에 꼭 필요한 장타력을 갖춘 거포”라며 재계약 배경을 설명했다. 라모스 역시 “내년에도 정말 좋은 LG 동료들과 함께해 기쁘다. 시즌 준비를 잘해 팀과 팬들의 기대에 보답하고 좋은 성적을 내는 데 기여하겠다”고 다짐했다.

라모스는 올 시즌 117경기에서 타율 0.278, 38홈런, 8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54를 기록했다. 2009년 로베르토 페타지니, 2016년 루이스 히메네스가 작성한 LG 외국인타자 최다홈런기록(26개)을 훌쩍 넘긴 데 이어 구단 역사상 최다홈런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이 1999년 이병규의 30개였으니, 그간 LG의 장타력 기근을 완벽히 해소한 카드였다.

계약 과정이 더뎌지며 라모스가 소셜미디어(SNS)에 LG의 이름을 지우는 해프닝까지 벌어졌지만, 결국 LG의 손을 잡았다. 다른 외국인타자들에 비해 미국이나 일본의 관심이 덜했던 것도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다만 분명한 과제가 있다. 라모스의 OPS는 전반기(0.977)와 후반기(0.925)의 차이가 크지 않다. 문제는 삼진율이었다. 전반기(24.7%)에 비해 후반기(31.2%)에 훌쩍 상승했고, 이는 곧 타율이 0.308에서 0.239까지 급전직하하는 원인으로 이어졌다. 이런 성적저하를 단순히 상대 분석의 여파로만 볼 순 없다. 전반기에도 삼진율이 높은 ‘모 아니면 도’ 유형이었다.

여기에 라모스는 허리와 발목 부상을 안고 뛰었다. 팀이 꼭 필요로 하는 순간 경기에서 빠지는 외국인타자는 아무리 매력적이라도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라모스에게는 내구성 검증과 분석을 극복해야 한다는 두 가지 과제가 동시에 주어진 셈이다. 차 단장은 “KBO리그 경험이 쌓이고 적응이 끝난 만큼 내년에는 더 큰 활약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LG가 외국인타자와 재계약한 것은 루이스 히메네스(2015~2017년) 이후 4년만이다. 이후 아도니스 가르시아, 토미 조셉, 카를로스 페게로 등 흑역사만 가득했다. 모처럼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냈으니 이제 선순환으로 이어줄 차례다. 라모스와 LG는 ‘윈-윈’을 꿈꾸고 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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