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런트 리스트업에 감독 현지 교차검증…KT 알몬테 영입 배경

입력 2020-12-23 12: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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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입단 계약서에 서명을 하고 있는 새 외국인타자 조일로 알몬테. 사진제공 | KT 위즈

KBO리그 최우수선수(MVP)가 떠난 자리. 누가 와도 쉽게 메우기 힘들다. 대체자를 찾는 과정이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프런트는 면밀한 분석으로 리스트를 추렸고, 후보자가 좁혀지자 사령탑이 현지에 직접 수소문해 교차검증을 거쳤다. KT 위즈는 그렇게 구단 역사상 세 번째 외국인 스위치히터 조일로 알몬테(31)와 2021시즌을 함께하게 됐다.

KT는 23일 알몬테와 계약 사실을 알렸다. 신장 183㎝, 체중 92㎏의 우투양타 외야수로 총액 77만5000달러(연봉 52만5000달러·인센티브 최대 25만 달러)에 도장을 찍었다. KT는 올해 함께한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 윌리엄 쿠에바스와 계약한 데 이어 알몬테 영입으로 외인 조각을 마쳤다.

알몬테의 전임자인 멜 로하스 주니어는 2020시즌 KBO리그 MVP다. KT가 역대 최고액을 제시했지만 일본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 KT는 로하스 대체자 영입에 사활을 걸었다. 로하스에게 재계약 의사를 통보했던 시점에도 플랜B로 후보 리스트를 정리했다. 점찍어둔 현역 메이저리거가 자유계약선수로 풀리기도 했지만 빅 리그 도전 의사가 강해 계약이 쉽지 않았다. 또한 500만 달러 가까이의 연봉을 받던 선수도 후보군에 있었는데 금액차를 좁히기 쉽지 않았다. 이들을 마냥 기다리기보단 NPB에서 검증을 마친 알몬테에게 기대를 걸었다. 알몬테는 KBO리그 타 구단에서도 관심 있게 지켜보던 자원이다.

알몬테의 빅리그 경력은 2시즌 47경기 출장이 전부다. 하지만 2018년부터 3년간 주니치 드래건스에서 243경기를 소화하며 타율 0.316, 31홈런, 131타점을 기록했다. 이숭용 단장은 “타구 스피드를 비롯한 여러 데이터가 3년간 안정적이었다. 공에 덤벼드는 유형이 아니라 기복 없이 꾸준한 타격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올해 62경기 출장에 그친 이유는 허벅지 통증. KT도 이 점을 우려해 메디컬 체크를 진행했고 큰 이상이 없다는 소견이 나왔다.

외인타자 후보군이 압축됐을 때 KT 프런트는 이강철 감독에게 알몬테의 영상이나 각종 데이터를 보여줬다. 이 감독 시선에도 충분히 좋은 타자로 보였지만, NPB 관계자들에게 알몬테에 대해 수소문 작업을 거쳤다. 현지에서 지켜본 이들의 의견을 청취하겠다는 의도였다. 이 감독은 “타격 하나만큼은 NPB에서도 인정받았다는 평가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신중한 교차검증은 빠른 계약의 근거였다.

물론 외국인타자의 성패는 뚜껑을 열어야만 알 수 있다. 하지만 꼼꼼한 준비는 변수를 최소화한다. 알몬테의 어깨에는 꽤 많은 것들이 달려있고, KT는 이를 조금이라도 덜어주겠다는 각오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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