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이냐, 反 이기흥이냐? ‘야권 후보 단일화’로 불붙는 체육 대통령 선거

입력 2020-12-27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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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 스포츠동아DB

장영달 우석대 명예총장(72)이 제41대 대한체육회장 선거 불출마를 결정했다.

장 총장은 27일 선언문을 통해 “공정한 체육회장 선거 관리가 이뤄질 것이란 기대를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며 “체육회장 선거가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되는 양상을 피하고 뜻있는 적폐 대항세력과의 폭넓은 결속 운동을 강화, 보다 힘 있게 개혁을 추진할 분에게 깃발을 넘기고 곁에서 돕고자 한다”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기흥 현 회장(65)이 재선 도전을 일찌감치 결정한 가운데 그의 반대파 핵심인사로 꼽힌 장 총장은 역시 선거 출마를 선언했던 문대성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집행위원과 24일 단일화에 성공해 완주가 예상됐다. 특히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출마자격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장 총장은 이를 하나하나 반박하면서 완주 의사를 드러냈다. 그러나 후보 등록을 하루 앞두고 돌연 사퇴를 선언했다. 그는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지난해 대법원으로부터 500만 원 벌금형 판결을 받았다.

장 총장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유권해석을 받아 선거 출마에 문제없다고 주장했지만, 체육회 정관과 회장 선거 규정에 따르면 선거법 위반에 따른 5년간의 선거권 및 피선거권 박탈로 장 총장의 후보 출마에는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 체육계의 판단이다. 이에 후보로 등록하고 선거전에 뛰어들더라도 법적 분쟁 소지가 계속될 수 있음을 우려해 장 총장이 물러나게 됐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장 총장은 “체육계 현실에 절망과 위기의식을 느꼈어도 적폐 세력과 잘 싸워왔다고 자부할 수 있다”면서도 “공격적 시비가 체육회장 선거 전반을 지배하는 것을 보고, 체육계 적폐의 뿌리를 목도하면서 혼탁한 선거로 체육계에 가해질 국민적 지탄을 막을 수 없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제 핵심은 ‘반(反) 이기흥’ 연대의 후보 정리다. 앞서 문 위원이 출마 의사를 접었고, 장 총장마저 이탈해 현직 회장의 대항마는 직·간접적으로 출마 의사를 드러낸 유준상 대한요트협회장(78), 강신욱 단국대 교수(65), 윤강로 국제스포츠연구원장(64), 이에리사 전 태릉선수촌장(56) 등이다. 여기에 민주당 5선 국회의원과 대한농구협회장을 지낸 이종걸 전 의원(63)이 출마를 결정했다.

장 총장은 사퇴 선언문에서 “이 전 의원이 개혁의 길에 나서줬다. 현 체육회 적폐 세력에 맞서 승리를 쟁취할 후보를 중심으로 단일화를 이뤄 적폐 청산에 결집해주길 호소한다”고 밝혔다. 체육회장 후보 등록은 28일과 29일 이틀간 이뤄진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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