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부터 놓치지 말아야” 한화 수베로 감독의 리빌딩 지론

입력 2020-12-28 15: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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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한화 이글스 카를로스 수베로 신임 감독(48)은 한국 땅을 밟기 전부터 이미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영상과 보고받은 여러 기타 자료를 바탕으로 한화 선수들을 세세하게 분석 중이다.

수베로 감독은 함께 한국행을 결심한 호세 로사도 투수코치와도 꽤 심도 있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나눴다. 리빌딩이 필요한 팀 상황, 외국인 지도자들에게 기대하는 시스템 구축 등 사전에 준비할 수 있는 큰 줄기는 이미 잡아가고 있다. 그는 “성공적 리빌딩에는 인내심과 성장통이 따른다”며 조급하게 대처하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또 “그러나 그 과정 후에는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분명한 성과에 대한 자신감도 덧붙였다.

수베로 감독은 이미 알려진 것처럼 메이저리그 슈퍼스타 출신의 지도자는 아니다. 화려한 선수 경력은 없다. 다만 자신만의 지도철학을 탄탄하게 확립해 빅리그에서 인정을 받은 케이스다.

작은 것을 놓치지 않는 세밀함은 그가 가장 중시하는 포인트다. 이는 경기를 보는 모습에서도 나타난다. 실제로 수베로 감독은 선수들의 실책이 난무할 때도 표정 변화가 없기로 유명하다. 지도자로서 최대한 포커페이스를 유지한다는 게 지론이다. 그는 “야구는 그 자체로서 이미 어려운 게임이다. 선수들은 이미 그라운드 위에서 많은 압박을 받고 있다. 조금이라도 선수들의 플레이를 위축시키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왜 그는 이렇게 세밀한 부분을 강조하는 것일까. 여기에는 꾸준한 노력으로 현재 자신의 커리어를 완성한 지도철학이 숨어기 때문이다. 그는 “나는 선수시절 톱클래스 선수가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세밀한 부분을 놓치지 않아야 했다. 그런 점들이 지도자가 되고서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수베로 감독은 “코치시절 상대 투수들의 루틴을 자세히 보면서 호흡이나 입 모양, 포수의 자세나 위치 등을 통해 도루 타이밍을 잡는 데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어 “류현진이 초구나 2B-0S 상황에서 커브를 많이 던지더라. 그런데 그때 포수의 무릎 위치가 달랐다. 그런 것들을 활용하면 도루 타이밍을 잡을 수 있다”고 예를 들어 설명하기도 했다.

이런 작은 것들이 쌓여 결국에는 큰 줄기를 이룬다는 게 수베로 감독의 지론이다. 그는 “야구라는 게임은 굉장히 복잡하다. 작은 요소들이 큰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게임이다”고 덧붙였다.

대대적인 변화를 선언한 한화는 분명 큰 걸음으로 움직일 팀이다. 그러나 그 속에서 작은 것들을 놓친다면 뼈대가 탄탄해질 수 없다. 수베로 감독의 지론은 한화가 자칫 놓칠 수도 있는 것들을 다잡아줄 것으로 보인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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