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북마크] ‘아이콘택트’ 을지로 장인 트리오-골목 공식 여동생 애틋 눈맞춤 (종합)

입력 2020-12-31 08:34: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채널A 신개념 침묵 예능 ‘아이콘택트’가 긴 인연을 쌓아온 사람들의 여운 가득한 눈맞춤 에피소드 두 편을 공개했다.

30일 방송된 채널A ‘아이콘택트’ 첫 에피소드에서는 리투아니아에서 온 1세대 불자인 원보 스님이 25년의 인연을 쌓아 왔다는 보행 소님에게 눈맞춤을 신청했다. 원보 스님은 “25년 전 리투아니아 불교 선원에서 보행 스님을 처음 만났는데, 한국에서 스님으로 재회했다”고 두 사람의 오랜 인연을 설명했다.

그러나 원보 스님은 “보행 스님은 완전 ‘마이웨이’라며 한국에서 지금 20년을 살았는데, 아직도 한국어를 못한다”고 눈맞춤 이유를 밝혔다. 또 “보행 스님에게 여러 번 노력해서 한국어를 배우라고 했는데 말이 안 통한다”며 답답해 했다.

원보 스님의 고민을 전혀 모르는 보행 스님은 눈맞춤 대기실에서부터 심상치 않은 웨이브로 ‘팬터마임’을 시작해, 3MC와 스페셜 MC 김원희를 빠져들게 했다. 보행 스님은 “저는 리투아니아에서 20살 때부터 팬터마임 배우 겸 연출가로 활동했다”고 수준급 팬터마임 실력의 이유를 밝혔다. 제작진이 “한국어 가능하세요?”라고 묻자 보행 스님은 “눈을 보면 그 사람에게 일어나는 일을 볼 수 있다. 사람들은 때로 말을 너무 많이 한다”고 ‘선문답’을 해 폭소를 자아냈다.

이에 대해 원보 스님은 “보행 스님은 곤란한 질문을 하면 선문답으로 받아치기만 한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불자로서 한국에서 사람들을 도우려면 한국어는 반드시 배워야 한다”며 “다음 주에 비자 문제로 내가 갑자기 리투아니아에 돌아가기로 했는데, 한국어를 못하는 보행 스님을 옆에서 도와줄 수 없어서 더 걱정된다”고 속사정을 밝혔다.

이 사실을 전혀 모른 채 눈맞춤방에서 온 보행 스님은 “다음 주에 리투아니아에 간다”는 원보 스님의 말에 눈에 띄게 당황했고, “언제?”라며 갑자기 한국어로 질문을 시작했다.

눈맞춤 이후 원보 스님은 “제가 바보입니다”라는 보행 스님에게 “나한테 선문답 하지 마세요”라며 “내가 보기엔 노력이 부족해요”라고 꼬집었다. 이에 보행 스님은 “명상과 몸짓으로도 큰스님들과 소통이 가능했어요”라고 반격했지만, 원보 스님은 “사람은 언어로 대화를 해야 해요. 저와 보행 스님은 25년 이상 깊은 인연인데, 이런 사람 말은 들어야 하지 않아요? 내가 가르쳐 줄게요”라고 한국어 교재를 꺼내며 차근차근 설득했다.

이어 ‘선택의 문’이 나타나자 원보 스님은 “내가 돌아올 때까지, 이 교재 108페이지까지 한국어 공부를 하겠다고 약속할 수 있어요?”라고 제안했다. 이에 보행 스님은 고민하는 듯했지만, “한국어를 2년 안에 배울게요. 원보 스님은 제 여동생이나 마찬가지예요”라고 시원하게 대답하며 원보 스님 쪽으로 넘어갔다. 이에 원보 스님은 “지금 바로 앞에 있는 사람, 그 사람이 제일 소중한 인연이에요”라고 말해 MC들을 감탄시켰다.


한편,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1970~1980년대 한국 제조업을 이끈 현장인 을지로 공구거리의 ‘장인 트리오’가 눈맞춤방을 찾았다. 을지로 공구거리는 한때 ‘도면만 들고 가면 탱크도 만들 수 있다’던 제조업의 메카였지만, 이제 곧 재개발로 추억이 될 예정이다. 경력이 모두 30~40년에 달해, 세 명의 경력을 합치면 111년에 달하는 ‘장인 트리오’는 “을지로의 70년 역사 안에 우리가 있는 것”이라고 자부심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재개발로 곧 정든 터전을 닫아야 하는 상황에 대해 “40년 넘게 다들 가족같이 지냈는데, 이제 어디로 가야 할까요?”라며 함께 한숨을 쉬었다.

이어, 이들은 “마지막으로 을지로 공구거리 대표 여동생 서홍숙 씨와 눈맞춤을 하려고 한다”며 모두 함께 미소를 지었다. ‘장인 트리오’에 이어 나타난 서홍숙 씨는 “어머니 때부터 58년 동안 을지로에서 곱창과 칼국수를 팔고 있다”며 “오빠들은 몇 십년 동안 형제처럼 지낸 가족과 같은 사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 씨는 “엄마가 하던 식당에 청춘을 바쳤지만, 다른 곳으로 이전한다고 해서 손님이 온다는 보장도 없어서 생각이 많다”고 고민을 드러냈다.

마침내 눈맞춤방에서 마주 앉은 네 사람은 “을지로 골목 밖에서는 30년 만에 처음 만나는 것”이라며 신기해 했다. 또 ‘오빠들’은 “네가 해 준 칼국수, 정말 맛있게 먹었어”라고 고마워했고, 서 씨는 “오빠들 젊었을 때가 생각난다”며 애틋한 눈빛을 보냈다. 그러면서도 서 씨는 “사실 생각해 봤는데 오빠들을 그냥 ‘목형 오빠’, ‘옆집 오빠’, 그리고 ‘머리 큰 오빠’라고만 불러서 이름을 몰라”라고 ‘폭탄선언’을 날려 ‘장인 트리오’를 웃게 했다.

하지만 ‘장인 트리오’가 “봄에는 재개발로 이사 갈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아”라며 “너도 걱정 많지?”라고 묻자 서 씨는 “거래처들이 줄줄이 없어지고 재개발이 시작되니 손님이 적어서, 어머니를 모시고 고향으로 내려갈까 해”라고 속내를 밝혔다.

이에 ‘장인 트리오’는 서 씨에게 “옮겨서 다시 가게 할 생각은 없어? 가게 옮기면 필요한 건 다 도와줄게”라며 설득에 나섰다. 특히 트리오 중 ‘큰형님’은 “너한테 고향은 을지로 아니야?”라고 ‘명대사’를 날렸다.

마침내 ‘선택의 문’ 앞에 선 서 씨는 “식당 그만두지 말고 새로 시작하면 평생 단골 할게”라고 설득하는 ‘오빠들’ 쪽으로 “같이 가자”며 넘어가, 훈훈한 감동을 선사했다. ‘장인 트리오’는 눈맞춤을 마치며 “눈을 감아도 떠오르는 그 거리, 거기서 30년 넘게 일했던 사람들이 있었다는 걸 잊지 말아 주면 좋겠어요”라고 밝혀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긴 인연을 가진 이들의 눈맞춤을 지켜본 MC 강호동은 “이별을 통해서만 사랑의 깊이를 알게 된다는 말이 있는데, 2020년도 하루 뒤면 이별”이라며 “한 해 동안 ‘아이콘택트’에 보내 주신 많은 사랑에 감사드린다”고 이상민, 하하와 함께 인사를 건넸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