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화두 떠오를 KOC 분리…이기흥 신임 회장의 대처는?

입력 2021-01-20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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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 사진제공|대한체육회

제41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압도적 지지로 연임에 성공한 이기흥 당선자(66)의 핵심 과제는 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KOC)의 분리 문제다. 정부와 입장차가 크고, 적잖은 갈등을 빚는 쟁점 사안이다.

체육회와 KOC는 현재 통합된 상태다. 국내 체육현안은 물론 선수단 선발 및 관리, 해외파견 등 올림픽 관련 업무도 체육회가 관장해왔다. 그런데 정부는 체육회와 KOC의 분리를 추진 중이다. (성)폭력 등 체육계 비위 사태에 따른 체육회 조직 변화, 구조조정 등을 이유로 대는 한편 2032년 서울·평양올림픽 공동개최를 위한 효율적 스포츠외교를 위해서도 조직 분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예산 편성과 관리, 업무 분담 등은 차치하고 정치의 과도한 개입은 몹시 우려스럽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물론 국제축구연맹(FIFA) 등 주요 국제스포츠기구는 ‘큰 정부’에 상당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

더욱이 최근 체육회장 선거 과정은 정치판 못지않게 혼탁했다. 온갖 흑색선전과 근거 없는 비난, 제소·고발이 난무하면서 선거인단의 피로감이 상당했다. 정치권 인사들의 개입으로 한바탕 홍역을 앓았다.

업무 효율성과 전문성 확보 측면에선 조직 분리가 필요할 수도 있지만, 다수의 체육인들은 “일방적 분리는 올림픽 헌장에 위배되고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자율성 침해로 볼 소지가 크다”는 입장이다.

특히 정부 주도로 엘리트와 생활체육을 통합한 체육회가 출범한 지도 얼마 지나지 않았다. 간신히 정착단계에 놓인 상황에서 조직이 분리되면 또 다른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다. 또 IOC의 승인도 필요하다. 정부가 원한다고 쉽사리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새로운 100년을 준비해야 할 시기, 통합과 화합을 가로막고 있는 ‘KOC 분리안’을 재선에 성공한 이기흥 회장이 어떻게 해결할까. 이 회장은 “시간을 갖고 충분한 대화로 합리적 방안을 찾겠다”는 입장이나 마냥 여유롭지만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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