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드바이저’ 박지성과 동행할 전북, ‘선수’ 박지성도 탐냈다…찍으면 놓치지 않는다

입력 2021-01-20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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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구단은 19일 “한국축구 레전드 박지성을 어드바이저로 위촉했다”고 발표했다. 박지성은 전북을 통해 K리그에서 첫 발을 내딛는다. 사진제공|전북 현대

한 번 찍으면 어떻게든 데려온다. K리그1(1부) 전북 현대의 뚜렷한 기조다. 일단 스카우트하기로 결정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최대한 원하는 결과를 도출한다. 새로 지휘봉을 잡은 김상식 감독을 비롯해 조재진, 이동국, 김남일, 조성환, 에닝요, 하대성, 에두, 이근호, 로페즈 등 전북의 오늘에 일조한 전·현직 스타들은 그렇게 녹색 유니폼을 입었다.

전북은 19일 또 다른 빅뉴스를 발표했다. 한국축구의 한 시절을 풍미한 ‘레전드’ 박지성(40)을 어드바이저(자문)로 위촉했다는 소식이다. 전북은 “프로·유소년 선발과 육성, 스카우트, 훈련 시스템 등 다양한 부분에 대한 조언자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이 친분이 두터운 박지성을 자문으로 영입하자는 제안을 허병길 대표이사, 백승권 단장 등 구단 수뇌부에 처음 제안하며 접촉이 이뤄졌다. 마침 박지성도 진로를 고민하던 터였다. K리그에 기여하고 싶다는 바람도 있었다. 협상은 일사천리로 진행돼 18일 최종 합의에 이르렀다.

당초 전북은 ‘테크니컬 디렉터’를 염두에 뒀다. 그런데 기술 파트에 한정돼 있다는 단점이 있었다. 굳이 활동범위를 좁혀 많은 노하우와 아이디어를 묵혀둘 이유가 없었다. 직함은 ‘어드바이저’이지만 여러 부분에 관여한다. 전북은 ‘김상식호’ 코칭스태프와 동일한 임기를 어드바이저에게도 보장했다. 클럽의 오늘과 내일에 기여할 인재를 중용한다는 의지다.

전북은 이전에도 박지성을 눈여겨봤다. 2013년 여름이다. 박지성이 은퇴를 염두에 두고 퀸즈파크레인저스(잉글랜드)를 떠나 PSV에인트호벤(네덜란드)으로 이적한 무렵이다.

업무보고 차 모기업을 방문했던 당시 이철근 단장과 최강희 감독(상하이 선화)에게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당시 부회장)이 놀라운 제안을 했다. “박지성을 데려오면 어떨까요?”

최 감독이 박지성의 아버지 박성종 씨에게 연락했고, 구단은 연봉 등의 조건이 포함된 구체적 제안을 했다. K리그 구단이 박지성에게 직접적으로 오퍼를 넣은 것은 이 때가 처음이었다. 하지만 인연이 닿지 않았다. 마침 에인트호벤과 협상이 진전된 시점이었다. 그로부터 8년 만에 전북과 박지성은 동행하게 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도 ‘박지성 카드’를 검토했다. 3연임을 확정하고 신임 집행부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권오갑 총재(현대중공업지주 대표이사 회장)가 박지성에게 “K리그를 위해 어떠한 역할이든 해달라”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다.

21일 기자회견을 갖고 22일 경남 남해에서 동계훈련을 진행 중인 선수단과 만날 박지성 어드바이저는 “일본, 네덜란드, 영국 등 많은 리그를 경험했다. 보고 배운 것을 바탕으로 전북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더 튼튼하고 건강한 클럽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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