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름 "노선영 허위주장으로 피해 극심"
노선영 "폭언? 선배로서 사회상규 위반한 적 없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왕따 주행’ 논란에 휩싸였던 김보름이 노선영을 상대로 억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노선영이 반박에 나섰다.노선영 "폭언? 선배로서 사회상규 위반한 적 없어"
20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6부(부장판사 황순현)는 김보름이 노선영을 상대로 낸 2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첫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김보름은 노선영, 박지우와 함께 지난 2018년 2월19일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을 치렀다. 팀추월은 가장 늦게 들어온 선수의 기록으로 승패를 나누는 경기다. 당시 결승선에 먼저 통과한 김보름, 박지우와는 달리 노선영은 한참 뒤쳐진 채 결승선을 통과했다.
경기 직후 김보름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잘 타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뒤(노선영)에서 우리랑 격차가 벌어지면서 기록이 아쉽게 나온 것 같다”는 발언으로 ‘왕따 주행’ 논란에 휩싸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김보름이 패배의 책임을 노선영에게 전가하고 노선영을 무시했다”는 여론이 일었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김보름의 국가대표 자격 박탈과 대한빙상연맹 적폐 청산을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해당 청원은 하루만에 20만 명의 동의를 얻은 바 있다.
논란이 일자 김보름은 여러 매체와 자신의 SNS를 통해 ‘오히려 노선영에게 지속적으로 폭언 및 괴롭힘, 따돌림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노선영을 상대로 한 2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김보름은 ‘왕따 주행 논란과 관련해 노선영의 허위 주장으로 엄청난 지탄을 받아 정신과 치료를 받았으며 후원이 중단돼 경제적 피해를 입었다’며 2억 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내용의 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진행된 첫 변론기일서 노선영 측 대리인은 “폭언과 폭행이 운동선수들 사이에서 불법행위가 성립하는지 판단을 따라야겠지만, 피고는 원고보다 한국체육대 4년 선배이고 법적으로 사회상규를 위반하지 않은 정도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만약 그것(폭언)이 불법행위가 된다 해도 이미 2011년, 2013년, 2016년의 일로 불법행위의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며 “이 시점에서 소송을 제기하는 게 맞는지, 김보름이 실제로 소송을 진행하는 것인지 대한빙상연맹이 원고 이름을 빌려서 대리로 진행하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했다.
소송의 주요쟁점 중 하나인 허위 인터뷰에 대해서는 “노선영은 허위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노선영 측은 “김보름의 인터뷰로 국민이 청와대에 청원을 하게 되고, 김보름이 노선영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심리가 필요할 것 같다”며 “노선영 역시 김보름의 허위 인터뷰로 정신적인 고통을 받은 점을 고려해 반소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김보름 측 대리인은 “협회 차원의 소송이라는 등의 말을 삼가달라”고 당부했다.
재판부는 양측의 추가적인 증거 자료 및 서면을 검토한 뒤 오는 3월 17일 다음 변론기일을 진행할 예정이다.
동아닷컴 함나얀 기자 nayamy9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