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 윤여정만 아카데미행? 스티븐 연도 보인다

입력 2021-02-01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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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나리’ 스티븐 연. 사진제공|판씨네마

정서적 공감대 바탕 연기력 호평
덴버영화제 남우주연상 등 3관왕
4월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 기대
윤여정은 여우조연상 유력 후보
“내 역할은 내 아버지의 삶이었다.”

할리우드에서 활동 중인 한국계 배우 스티븐 연이 1월14일(이하 한국시간) 주연작 ‘미나리’의 온라인 시사회에서 말했다. 1980년대 희망을 찾아 미국으로 날아간 한인 이민가정의 고단한 삶을 그린 ‘미나리’ 속 가장으로서 자신의 이야기가 부친의 삶과 다르지 않다며 눈물을 흘렸다. 재미 한인들을 대상으로 한 시사회에서 그가 내놓은 말은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컥하게 했다. 1983년 서울 태생인 그 역시 5살 때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한인가정의 아들이다.

2017년 영화 ‘옥자’와 이듬해 ‘버닝’으로 친숙한 그가 ‘미나리’의 주연이면서 제작자로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미나리’의 제작 총괄로도 이름을 올린 그는 역시 한국계인 연출자 정이삭 감독의 시나리오를 읽고 크게 공감해 브래드 피트가 이끄는 플랜B 측에 전달했다. 플랜B와는 봉준호 감독 작품 ‘옥자’의 제작사와 배우로 인연을 맺었다. ‘미나리’ 제작진이 20억원에 불과한 제작비를 제대로 충당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 이를 조달하는 데 스티븐 연이 큰 힘이 됐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이민자로서 살아온 과정이 극중 스토리로 이어지는 정서적 공감대가 바탕이 됐다. 스티븐 연은 영화 ‘미나리’에 출연한 것이 “아버지와 다시 연결되는 감동적인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꾸밈없고 진실한 이야기에 완전히 공감”해 펼쳐낸 연기력의 힘으로 덴버영화제 남우주연상 등 세 개의 트로피를 안은 그는 올해 4월 아카데미상 시상식에 후보로 오를지 여부로도 주목받고 있다.

한편 ‘미나리’의 또 다른 주역 윤여정이 4월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의 유력 후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세계적인 영화전문지 버라이어티는 1월31일자에서 ”윤여정이 비평가들의 상을 휩쓸고 있다”면서 “만약 윤여정이 여우조연상을 받는다면 1957년 ‘사요나라’의 일본 배우 우메키 미요시에 이어 아카데미상 사상 아시아 배우로 두 번째일 것”이라고 썼다. 윤여정은 ‘미나리’로 미국의 다양한 비평가협회가 주는 여우조연상 등 모두 20개의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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