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②] ‘승리호’ 조성희 감독 “김태리 출연, 아직 얼떨떨”

입력 2021-02-09 14: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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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희 감독 “유해진 젠더 감수성? 재미로”
“송중기와 꼭 재회하고 싶었다”
“송중기·유해진·김태리·진선규가 직접 연출한 장면이요? 셀 수 없이 많죠”

영화 ‘승리호’ 조성희 감독이 배우들과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지난 5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영화 ‘승리호’. ‘승리호’는 2092년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 선원들이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 후 위험한 거래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딸을 찾기 위해 뭐든 하는 김태호(송중기 분), 우주 해적단 출신 선장 장선장(김태리 분), 마약 갱단 두목 출신 기관사 타이거 박(진선규 분), 꿈꾸는 작살로봇 업동이(유해진 분)는 승리호에 올라 우주쓰레기를 청소한다.


‘승리호’ 크루들은 어떻게 한 배에 올라타게 됐을까? 먼저 조성희 감독은 송중기와 영화 ‘늑대소년’ 이후 약 8년 만에 재회했다. 조 감독은 “송중기와는 운명적이다. 단순히 송중기와 다시 한 번 하고 싶었다. 어떤 영화가 되든 다시 만나고 싶었다. 송중기는 이번 작품이 살아남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이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하지만 송중기를 염두에 두고 태호 역을 만들지는 않았다고. 조성희 감독은 “태호라는 캐릭터가 초기 시나리오에 비해 나잇대도 바뀌고 직업 등 많은 변화가 있었다. 어떤 배우를 염두에 뒀다면 캐릭터 설정에 변화가 없었을 거다. 캐스팅 보다 이야기 자체가 모양새를 갖춰야 한다는 생각에 시나리오를 많이 바꾸었다”고 설명했다.



여성 선장으로 승리호를 이끌어간 장선장 역에 대해서는 “김태리 배우가 이 역을 설마 해주리라고 생각을 못했다. 김태리는 모든 감독이 같이 하고 싶어하는 배우”라며 “처음부터 김태리를 생각 했다기 보단 ‘과연 해줄까? 말이라도 꺼내볼까?’라는 마음이었다. 김태리 배우가 시나리오에 나오지 않은 부분들도 긍정적으로 상상해주었고 캐릭터에 대해서도 같이 만들어갈 여지가 있다는 판단을 해서 작업을 하게 됐다. 아직까지도 같이 해준 것에 대해 정말 감사하다”고 벅찬 마음을 전했다.

로봇 업동이 연기를 재치 있게 소화해낸 유해진은 당초 목소리만 출연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유해진은 극의 완성도를 위해 모션 그래픽 연기까지 자처했다. 조성희 감독은 “미팅을 하는 과정에서 유해진 배우가 ‘과연 다른 사람이 연기한 움직임에 목소리를 얹었을 때 어울릴까?’에 대해 고민한 거 같다. 고민한 결과가 ‘역시 내가 해야 나중에 생동감 있는 캐릭터가 되겠구나’였다. 유해진 배우가 모션 그래픽 연기의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연기에 임해줬다”고 말했다.

유해진이 맡은 업동이는 유머와 인간미를 가진 군용 로봇이다. 여자가 되고 싶어하는 젠더 감수성을 가진 특이한 로봇이기도 하다. 조성희 감독은 로봇에 인간미를 설정한 이유에 대해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그냥 재밌을 거 같았다. 로봇이 피부를 가진 사람을 부러워하고 원하는 것이 분명하다. 얼핏 보면 남자 목소리에 폭력적이지만 여자의 외모로 거듭나고 싶다는 자체가 재밌었다”고 설명했다.


업동이의 캐릭터는 유해진의 아이디어로 더욱 인간미를 갖게 됐다. 태호, 장선장, 타이거박 모두 마찬가지였다. 조성희 감독은 “모두가 캐릭터를 같이 만들어갔다. 움직임, 대사, 상황까지 배우와 의논을 많이 했다.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다. 모든 캐릭터가 같이 이야기 하면서 만들어갔다”며 즐거워했다.

동아닷컴 함나얀 기자 nayamy9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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