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설인아. 사진제공|위엔터테인먼트
연기자 설인아(방예린·25)는 연예계 대표 ‘고양이 상’이다. 도도하면서 날카로운 눈빛의 고양이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하지만 14일 서면으로 만난 설인아는 “사실 털털하고 낯가리는 성격”이라며 수줍게 고백했다.
무엇이 ‘본 모습’인지 헷갈리는 것이 당연하다. 2015년 KBS 2TV ‘프로듀사’로 데뷔해 6년간 9여 편의 드라마에 출연하며 보인 캐릭터들도 저마다 성격이 달랐다. 다정한 똑순이(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부터 귀여운 내숭쟁이(힘쎈여자 도봉순)까지 모두 제각각이다.
변화무쌍함으로는 14일 종영한 tvN ‘철인왕후’ 속 조화진이 정점으로 꼽힌다. 그는 철종(김정현)의 총애를 받는 조화진을 연기하면서 중전 김소용(신혜선)과 삼각관계를 이뤘다.
그는 철종을 향해 지고지순한 사랑을 드러내던 여인이었으나 중반부에서 질투에 눈이 멀어 ‘흑화’하는 듯 보이더니 막바지에 다시 철종의 조력자로 변모했다.
드라마는 14%대(닐슨코리아)를 돌파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시청률 성과와 함께 화제몰이까지 성공하면서 기분 좋게 올해를 열 수 있게 됐다.
설인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에 서면으로 인터뷰를 나누는 것에 “아쉽다”면서도 “오랜만의 사극 출연이 부담돼 떨리기도 했지만 즐겁게 지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아래는 설인아와 나눈 일문일답.

배우 설인아. 사진제공|위엔터테인먼트
- 조화진을 연기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나?
“계속 화진이로 살면서 너무 이입하다 보니 감정이 가끔 더해갈 때가 있었어요. 이런 부분을 조절해가면서 사극 톤이나 행동에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아요. 캐릭터가 변해가는 것은 아주 어렵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사극 말투를 중점적으로 준비했죠.”
- 실제 성격이 궁금하다.
“얼마 전에 인터넷으로 ‘당신의 컬러는?’이라고, 색깔로 성격 유형을 정리해주는 심리 테스트를 해봤어요. ‘오션베이’라는 색깔이 나왔는데 ‘생각이 많은 집순이’라고 설명돼있는 거예요. 그걸 보면서 ‘와, 정말 딱 난데?’라고 생각했죠. 하하하!”

배우 설인아. 사진제공|위엔터테인먼트
- 지금까지 맡았던 캐릭터와 비교하자면?
“작년 봄에 마친 KBS 2TV 주말드라마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 속의 김청아가 저와 가장 비슷해요. 똑 부러지면서도 때로는 ‘허당’인 캐릭터거든요. 저도 마찬가지예요. 완벽주의 성격이 있는 반면, 낯을 많이 가리고 편한 사람 앞에서는 털털하죠.”
-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초등학교 6학년 무렵 아버지와 영화 ‘쇼생크탈출’을 봤어요. 그때 처음 ‘나도 이렇게 TV에 나오고 싶다’고 생각을 했죠. 아버지께서 하고자하는 것은 그 끝까지 다 알아야 한다고 하셔서 연기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게 됐어요.”
- 연기의 재미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상대와 합을 맞추면서 와 닿는 감정과 연기할 때의 진심이 맞닿을 때 짜릿함을 느껴요. 2018년 KBS 1TV 일일드라마 ‘내일도 맑음’을 촬영할 때가 생각나요. 극중 엄마인 윤복인 선생님과 끌어안고 우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 짜릿함을 난생처음 느꼈어요.”

배우 설인아. 사진제공|위엔터테인먼트
- 연기를 하는 만큼 ‘멘탈 관리’도 중요하다.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공개하자면?
“지금 사는 경기도 수원에서 꽤 오래 살아서 인적이 드문 보물 같은 곳을 잘 알아요. 반려견 줄리와 함께 사람이 없는 곳에서 산책하는 게 낙이에요. 퍼즐 맞추기도 좋아하고요. 최근 ‘철인왕후’에 함께 출연한 (차)정화 언니가 시집을 선물해줘서 열심히 읽고 있죠.”
- 드라마에서 수 없이 사랑연기를 펼쳤다. 실제로 꿈꾸는 연애가 있다면?
“연애할 때에는 제가 배려해주는 스타일이라 철종에게 다 내어준 조화진과 25% 정도 싱크로율이 맞아요. 하하하! 제가 생각할 때 지금의 저는 기승전결 중 ‘기’인 것 같아요. 결혼해서 저만의 가정을 꾸리는 그때가 제 인생의 하이라이트가 되길 바라고 있어요.”
- 일일드라마, 주말드라마, 사극까지 안 해본 장르가 없다.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게 있다면?
“액션 연기요! 요즘 BBC 드라마 ‘킬링이브’를 정말 열심히 보고 있어요. 극중 킬러인 빌라넬 같은 역할을 꼭 해보고 싶어요.”
- 올해 활동 계획은?
“좋은 모습을 더 많이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할 거예요. 차기작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좋은 기회로 만나게 될 작품 속에서 모두 최선을 다할 예정이니까,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