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간의 봇물도 시원하게 터질까?” 연극 ‘봇물은 터졌는디’

입력 2021-02-21 20: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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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 세대에게는 잊었던 향수를 자극하고
청년층에겐 지난했던 과거사를 엿보게 하는 연극
극단 아트맥(대표 이명희) 제작, 고건령 각색·연출
외동딸 꼼실이와 떡장사를 하며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과부 꼼실네. 외아들 준섭이를 군대에 보내고 혼자 외롭게 지내는 마을 길 건너 홀아비 돈술과는 앙숙이다.

힘들게 차곡차곡 모은 돈으로 양철집을 짓고, 동네 방죽도 사들인 꼼실네는 마을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물을 나눠 줘 칭송이 자자하지만 돈술의 제답으로 향하는 물길에만 봇둑을 쌓아 놓았다.

말라가는 벼를 바라보는 돈술의 속은 타들어간다. 그런데 여기서 반전. 사실 꼼실네의 가슴 속엔 돈술에 대한 깊은 연정이 숨어 있다. 눈치없이 외면만 하는 돈술에 대한 원망으로 인해 방죽에 물고기를 풀어 양어장까지 만드는 꼼실네. 결국 참다못한 돈술과의 싸움이 벌어지게 되는데 ….



연극 ‘봇물은 터졌는디 …’는 고 천승세 작가의 30분 단막 희곡 ‘봇물은 터졌어라우’를 90분, 2막 9장의 장막으로 각색한 작품이다.
중년에서 말년에 이르는 등장인물들의 서사를 통해 시대적, 환경적 한계를 넘어선 남녀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다루고 있다. 급변하는 문화로부터 소외되고 있는 중장년 세대가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다.

중장년층에겐 잊었던 향수를 자극하고, 청년층에겐 지난했던 우리의 과거사를 엿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 세대 간의 공감대를 형성한다.

연극 ‘봇물은 터졌는디 …’의 극단 아트맥은 20대부터 60대까지, 연극 경력 5년 차부터 40년 차까지 극작, 연출, 배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던 연극인들이 모여 만든 극단이다. 대표 이명희를 비롯한 15명의 단원들이 연극에 대한 열정과 문화 예술인으로서의 자긍심,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한 고민으로 똘똘 뭉쳐 연극 작품을 만들고 있다.



연극 ‘봇물은 터졌는디 …’를 위해 단원들은 주변 사람들과의 개인적 교류를 자제하고, 매일 연습실을 소독하고, 마스크를 두세 장씩 갈아 쓰며 연습에 매진했다고 한다.
극단 아트맥의 이명희 대표, 정영신, 김영인, 김명중, 손정욱, 김은현, 박웅선, 지성근, 이현주, 최진명, 배태민, 윤슬기, 이지윤이 출연하며 이명희 대표가 예술감독, 고건령이 각색과 연출을 맡았다.

양천연극협회, 예술인 사투리 연구회 ‘투리모아’가 후원했으며 라인건설, 드링크인터내셔널, 중앙감정평가법인이 협찬했다.
연극 ‘봇물은 터졌는디 …’는 2월 28일까지 서울 대학로 씨어터 쿰에서 공연한다(월요일은 쉼).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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