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인터뷰] ‘진심의 축구’ 조성환 감독, “투쟁+세련미…싸우면 이기는 인천으로”

입력 2021-03-09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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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조성환 감독.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1(1부) 인천 유나이티드가 달라졌다.

조성환 감독이 이끄는 인천은 6일 ‘하나원큐 K리그1 2021’ 홈 개막전(2라운드)에서 대구FC를 2-1로 꺾었다. 시즌 개막전에서 포항 스틸러스에 아쉽게 1-2 역전패했던 인천은 1승1패로 빠르게 정상 궤도에 올랐다.

매 시즌 초반마다 삐걱거린 인천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개막 후 15경기 무승으로 ‘강등 0순위’로 꼽혔다. ‘생존왕’이란 닉네임답게 선선한 날씨가 시작되면 살아났고, 잔류에 성공해왔으나 안정적 시즌 운영을 위해선 초반부터 많은 승점을 쌓아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지난해 막바지 강등을 목전에 둔 인천 지휘봉을 잡고 팀을 위기에서 구한 조 감독은 2021시즌, 잔류 그 이상의 성적을 노리고 있다. “올해는 다를 것”이란 작지만 큰 약속을 지키려 자신의 모든 걸 걸었다. 영욕으로 점철된 제주 유나이티드에서의 시간을 반면교사로 삼아 인천을 단단한 팀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인천의 고유 컬러는 투쟁과 생존정신이다. 이젠 이를 뛰어넘어야 한다. 도약하려면 많이 이겨야 한다. 세련미와 디테일을 가미하면 이기는 축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 감독은 힘주어 말했다.


-인천 부임 자체가 의외였다.

“4년 반 동안 제주에서 좋은 추억도 쌓았지만 강등 빌미를 제공한 것도 나였다. 경험을 잘 살리면 반등할 수 있다고 봤다. 단순히 2020년의 남은 시즌만 보지 않았다. 유소년 육성과 클럽하우스 등 인프라 구축에 대한 비전을 확인했고 (제안을) 받아들였다.”


-생존 경험은 특별할 것 같다.

“제주에서 부진할 때 정말 많이 지쳐있었다. 나도 모르게 내려놨다. 그 후 힘든 시간조차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깨달았다. 전략을 짜고, 선수들과 소통하는 것의 기본은 결국 축구에 더 미쳐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아픔이 자양분이 됐다.”


-올 시즌은 정말 어떨까.

“시즌이 끝날 때마다 인천 식구들은 ‘내년은 달라진다’는 이야기를 반복했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실수의 반복은 실패다. 같은 잘못을 반복하면 안 된다. 조직 목표는 2~3단계 이상을 내다봐야 한다. 단순히 잔류가 아닌, 훨씬 높은 곳에 눈높이를 뒀다.”


-오재석과 김광석 등 인천에 합류한 베테랑들이 ‘감독의 진심에 움직였다’고 하더라.

“내 감정을 표현한 것 밖에 없다. 솔직한 현실을 전했고, 도와달라고 했다. 선수들이 받아줬다. 지도자는 축구 기술뿐 아니라 인생에 조금이라도 더 도움을 줄 역할을 해야 한다. 축구 외적인 삶에도 진심의 조언을 하려 한다. 이들이 ‘인천에 잘 왔다’는 생각이 들도록 하고 싶다. 진심이 통하지 않은 곳은 없더라.”


-어떤 팀을 만들고 싶나.

“간절하고 투쟁심 가득한 팀이란 이미지가 부각됐다. 그런데 프로에 이는 기본이다. 계속 이겨야 한다. 점유율도 높이고 라인도 적극 올리는 재미를 주고 싶다. 좋은 경기력, 이기는 경기가 늘어나면 팬들이 행복하고 결국 인천은 ‘축구도시’가 될 수 있을 거다.”


-시즌 운영을 어떻게 해야 하나?

“초반 분위기가 전체를 좌우할 거다. 시작이 중요하다. 초반 100% 완성되지 않은 상대들에게 최대한 승수를 챙겨야 한다. 다행히 장기 부상자가 없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시즌이 진행되면 크고 작은 부상이 속출하는데, 부상자가 가장 적은 시즌을 만들자는 내부 목표도 세웠다.”


-어떤 지도자로 기억되고 싶은지.

“성과가 좋았던 감독도 좋지만 선수들의 마음에 ‘좋은 길라잡이가 있었지’라는 인식으로 남고 싶다. 선수들의 긴 인생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던 사람이 되고 싶다. 나 역시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으며 이 자리에 왔으니까.”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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