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환 “나문희와 9번째…눈빛만 봐도 통해”
배우 박인환이 tvN 새 월화드라마 ‘나빌레라’(연출 한동화, 극본 이은미)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무엇보다 ‘나빌레라’로 30년여 만에 미니시리즈 주연을 맡게 된 박인환에게 관심이 쏠린다. 박인환은 극 중 삶의 끝자락, 가슴 깊이 담아뒀던 발레의 꿈을 꺼내든 은퇴한 우편 배달원 ‘덕출’ 역을 맡는다. 꿈을 향해 날아오르기 시작한 일흔 할아버지 덕출의 발레리노 도전기를 그릴 예정.
박인환은 “웹툰이 주는 감동이 참 좋았다”며 “웹툰의 새로운 면을 보게 돼 새로웠다. 우리 나이가 되면 할 수 있는 배역도 한정적이다. 실제 비슷한 나이대의 사람들에게 희망이라고 하기에 거창할 수 있겠지만, 우리도 뭔가 할 수 있고 공감을 줄 수 있는 소재라 끌렸다. 특히 ‘내가 놓치고 있는 꿈이 있었나’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됐다”고 말했다.
박인환은 “보통 젊으면 어리다고 무시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극 중 채록처럼 젊은 친구에게 배우기도 하고 우정과 마음을 나누는 과정도 특별하다고 생각이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박인환의 발레리노 연기는 그의 연기 인생에 큰 도전이다. 박인환은 “고민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라며 “몸에 딱 달라붙는 발레복을 입어야 한다는 것 자체가 큰 도전이었다. 내 나이가 되면 몸도 굳어서 부드럽게 움직이고 돌고 점프하는 게 힘든데 발레 역시 다른 운동 못지않게 힘이 들더라. 하지만 덕출처럼 나 역시 새롭게 도전하는 만큼 인물에 좀 더 몰입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인환은 “발레 레슨을 6개월 이상 받았다. 처음 기본자세를 잡는데만 오랜 시간이 걸렸다. 평소 발레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에 관련 영상, 서적 등을 많이 찾아보며 발레를 이해하려 노력했다. 특히 앙바, 쥬떼 등 용어가 낯설어서 애먹은 기억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박인환은 28살 후배 송강을 파트너로 맞는다. 두 사람은 무려 49년이라는 세월 차이를 극복해야 한다. 박인환은 송강에 대해 “처음에는 그냥 ‘잘생긴 놈이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촬영을 하면 할수록 연기도 늘어가는 게 보이고, 특히 내 발레 스승이다 보니 함부로 할 수 없었다”고 웃으며 “솔직히 나이차가 많이 나는 것에 대한 부담은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끝까지 나이 많은 나와 함께 해주고 내가 힘들까 봐 더 배려해준 채록에게 고마웠다”고 이야기했다.
극 중 아내 ‘해남’ 역의 나문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인환은 “나문희 씨와는 이번이 9번째 호흡이다. 이제는 서로 눈빛만 봐도 (연기할 장면에 대한) 느낌이 통한다. 특히 이번엔 서로의 모든 걸 알고 있는 노부부로 호흡을 맞추게 돼 더할 나위 없이 편하게 연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박인환은 “나 역시 상당히 내성적이고 타인 앞에 나서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 지금까지도 연기를 하고 있다는 게 꿈을 이룬 것 같다”며 “평생 간직한 꿈이라고 할 수 없지만 지금의 꿈이라면 드라마가 잘됐으면 좋겠고 개인적인 바람은 손주들과 행복하게 지내는 것 정도다”라고 웃었다.
끝으로 박인환은 “덕출, 채록은 어찌 보면 현재를 살고 있는 젊은 세대와 과거 나의 세대를 대변한다고 생각한다”며 “그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꿈을 위해 두 사람이 서로 도와주면서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시청자들도 드라마 속 덕출과 채록이 성장하듯이 함께 공감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나빌레라’는 22일 밤 9시 첫 방송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