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연습경기가 열렸다. 5회말 KT 김건형이 타격을 펼치고 있다. 울산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그러나 KT는 온전히 김건형의 실력을 믿고 지명했다. 미국 대학 서머리그 2시즌 동안 76경기에서 타율 0.293, 40도루의 성적을 기록하는 등 뛰어난 타격 및 주루 센스를 보여줬고, 야구를 대하는 자세도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명을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
뚜껑을 제대로 열어봐야 알겠지만, KT의 선택은 지금까지는 대성공이다. 8라운드라는 지명순위를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김건형은 시범경기와 스프링캠프를 통해 구단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아직 등번호는 세 자릿수(105번)지만, 꾸준히 연습경기에 출전하며 이강철 KT 감독에게 고민을 안기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수확이다. 10일 울산 LG 트윈스와 연습경기(0-8 패)를 포함해 5차례 실전에서 타율 0.267(15타수 4안타), 3타점, 3득점을 기록 중이다. 4안타 중 3개가 2루타였다. 또 다른 야구인 2세 성공신화를 쓰기 위한 첫걸음이 순조롭다.
이 감독은 10일 경기를 앞두고 김건형을 칭찬하느라 바빴다. “전체적인 타격 센스가 좋고, 주루도 잘한다”며 “(김)건형이가 지금처럼 잘하는 바람에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연습경기에서 타격하는 모습을 보니 공도 잘 본다”고 밝혔다.
물론 보완해야 할 점도 있다. 수비를 더 다듬어야 그토록 꿈꿔온 1군 진입이 가능하다. 꾸준히 연습경기에 나가며 수비력을 점검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 감독은 “수비만 좀더 적응하면 된다. 경기를 하다 보면 수비는 늘게 돼 있다. 지금도 못 하는 수비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1군에선) 대타 자리도 수비력이 어느 정도 받쳐주는 선수를 데려가야 하는 고민이 있다. 항상 누군가를 준비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울산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