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연습경기가 열렸다. LG 선발투수 수아레즈가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울산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수아레즈는 메이저리그(ML) 풀타임 선발 경험이 있다. 2018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29경기에 모두 선발등판해 7승13패, 평균자책점(ERA) 4.49를 기록했다. 빅리그 풀타임 선발투수는 쉽게 얻을 수 있는 타이틀이 아니다. 경기운영능력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LG는 그 점을 눈여겨보고 수아레즈를 데려왔다.
그런 수아레즈가 선발등판한 10일 울산 KT 위즈와 연습경기에 관심이 쏠린 것은 당연했다. KT 주축 타자 배정대와 강백호는 “수아레즈의 공을 보고 싶다”는 이유를 들며 이강철 감독에게 출전을 요청했다. 이 말을 전해들은 LG 류지현 감독은 껄껄 웃으며 “첫 등판은 30구를 기준으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배정대는 헛스윙 삼진, 강백호는 1루수 땅볼로 각각 돌아섰다.
듣던 대로 위력적이었다. 2이닝 동안 최고 구속 149㎞의 직구(10개)와 투심패스트볼(8개), 슬라이더(7개), 체인지업(3개), 커브(2개)를 섞어 정확히 30개를 던졌고, 삼진을 4개나 솎아내며 팀의 8-0 승리에 일조했다. 출루는 심우준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한 게 전부였다. 1회 1사 후 심우준을 내야안타로 내보낸 뒤에는 배정대(삼진)~강백호(1루 땅볼)~문상철~김건형(이상 삼진)~신본기(좌익수 뜬공)를 모두 잡아내는 위력을 뽐냈다. 베이스커버를 위해 투구 직후 1루로 달려가는 동작도 안정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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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연습경기가 열렸다. LG 선발투수 수아레즈가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울산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높은 타점에서 내리꽂는 직구의 무브먼트와 좌타자의 몸쪽을 공략한 투심이 일품이었다. 직구는 꾸준히 시속 148~149㎞(전광판 기준)를 찍었다. 국내 첫 실전임을 고려하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구속이다. 삼진을 엮어낸 결정구는 슬라이더 2개와 체인지업, 투심 1개씩이었다. 현장에서 수아레즈의 투구를 지켜본 양상문 전 LG 감독은 “차분하게 잘 던지는 것 같다”며 “아웃코스를 공략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그 공들이 얼마나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수아레즈는 경기 후 “다소 추운 날씨를 제외하면 모든 것이 좋았다”며 “지금까지 내가 해왔던 대로 제구에 특히 신경 써서 던졌다. 구속보다는 제구가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LG 류지현 감독도 “첫 실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구속이 잘 나왔고, 특히 커맨드가 인상적이었다”고 수아레즈를 칭찬했다.
울산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