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보름 “실제는 캔디같은 성격…저 미워하지 말아요”

입력 2021-03-12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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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한보름이 최근 30%(닐슨코리아)가 넘는 시청률로 종영한 주연작 KBS 2TV ‘오! 삼광빌라’에 대해 “나를 성장시켜준 고마운 작품”이라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제공|에이치앤드엔터테인먼트

KBS 2TV 주말드라마 ‘오! 삼광빌라’ 마친 한보름

진기주 괴롭히며 시청자에 미운 털
걸그룹 준비생서 연기자 벌써 10년
“자존감 높이기 위해 취침 전엔 명상
유기견 봉사 등 선한 영향력은 공유”
“요즘 가장 많이 듣는 말이요? ‘너 혼 좀 나야 해!’”

배우 한보름(34)은 최근 한 음식점에서 시청자에게 정말로 “혼이 날” 뻔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깔깔 웃었다. 7일 종영한 KBS 2TV 주말드라마 ‘오! 삼광빌라’에서 7개월 동안 얄미운 깍쟁이 장서아를 연기한 탓이다. 심지어 마스크까지 쓰고 있었는데도 곳곳에서 “장서아 아니에요?”라는 질문을 받았다.

시청률 30%대의 힘일까. 11일 온라인 화상으로 만난 한보름은 “처음으로 30%대(닐슨코리아·최고 시청률 33.7%)를 넘었더니 확실히 달랐다”며 감탄했다. 극중 의붓어머니의 친딸인 진기주를 질투해 그가 하는 일마다 훼방을 놓는 역할로 제대로 시청자로부터 ‘미운 털’이 박혔지만 “그만큼 공감해주신 것이니 싫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밉지만 너무 미워하지 말아 달라”며 귀여운 당부를 잊지 않았다.

“10년차 연기자, 몸과 마음 건강해졌다”
올해로 꼭 데뷔 10년차에 접어들었다. 1년여 걸그룹 연습생 기간을 거쳐 2011년 연기자로 데뷔했다. 지금 돌이켜도 “잘한 일”이라며 웃었다.


- ‘오! 삼광빌라’로 얻은 가장 큰 성과는?

“시청자들이 ‘쟤 진짜 나쁜데 이해할 수 있어’라고 해주신 게 기억에 남아요.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지점이었거든요. 극중 장서아가 조금씩 성장하고 변화해가는 것처럼 저도 따라서 커가는 느낌이 들어 정말 신기하고 좋았어요.”


- 많은 선후배들과 호흡을 맞췄다.

“정보석 등 TV에서만 보던 선배님들을 만나니 처음엔 부담감도 컸어요. 다들 정말 잘해주셨어요. 엄마로 나온 황신혜 선배님은 취미인 운동을 공통점 삼아 매일 아침 ‘운동했니?’라고 전화를 걸어올 만큼 다정하셨죠. 려운·보나 등 후배들에게는 무조건 ‘편하게 하라’고 강조했어요. 친해지고 싶어 한 마디 더 붙이려 애썼죠.”

배우 한보름. 사진제공|에이치앤드엔터테인먼트



- 10년째 연기하고 있다. 가수 연습생으로 출발했는데.

“원래 연기가 꿈이었는데 제가 춤추는 걸 보고 가수 소속사가 캐스팅했어요. 아직 어리니까 언젠가 연기에 도전해볼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시작했죠. 그래서 가수에 대한 미련은 없어요. ‘팬 서비스’ 차원으로 음반을 내볼 생각은 없느냐고요? 전 괜찮은데 팬들의 귀, 괜찮으실까요?”


- 10년간 가장 변한 것은 무엇인가.

“몸과 마음이 건강해진 겁니다. 좌절을 하도 많이 해서 무슨 일이 조금만 안 되면 세상이 끝나는 기분이 들었어요. 스스로를 괴롭혔죠. 어린 보름이에게 꼭 ‘그럴 필요 없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지금은 많이 좋아졌어요.”


- 마음을 지키는 법은?

“자존감을 무너뜨리면 안 돼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시작하면 무슨 일이든 자존감이 낮아지는 것 같아요. 스스로 한 작은 약속을 지켜가는 것부터 했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생수 마시기, 자기 전에 명상음악 듣기 같은 작은 것들을 실천해가면서 성취감을 느끼려고 노력했죠. 자연스럽게 마음이 점점 건강해졌어요.”


- 연기의 원동력은 무엇인가?

“넘어져도 울지 않고 다시 일어나는 ‘캔디’ 같은 성격이요. ‘괜찮아, 다시 하면 돼!’라고 스스로를 잘 일으킨 덕분에 연기를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배우 한보름. 사진제공|에이치앤드엔터테인먼트



“선한 영향력 공유하며 살래요”
한보름은 운동, 그림 등 다양한 취미를 가꾸는 과정을 유튜브 계정 ‘한보름의 보름찬하루’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올해 8살인 반려견 블링이와 함께 하는 일상도 솔직하게 드러내 보여 좋은 호응을 얻었다.


- 유튜브 계정으로 대중과 소통 중이다.

“제가 원래 쉬면 안 되는 체질이에요. 집에서도 청소나 운동을 계속 하고 있어요. 덕분에 깍쟁이 같다는 편견도 많이 없어진 것 같아요. 날카로운 인상 때문인지 다가오기 쉽지 않다고 하시더라고요. 저 사실 ‘쫄보’거든요? 팍팍 다가와주세요, 여러분!”


- 유기견 봉사활동에도 자주 나선다.


“제가 위로를 주려고 갔는데 봉사를 하고 돌아오는 길엔 항상 위로를 받은 기분이 들어 묘해요. 내가 어딘가에 필요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신기하고요. 저를 보고 유기견 센터에 관심을 가지고 봉사 참여 방법을 묻는 분들을 보면서는 더 의지가 생겨요. 이참에 애견미용 자격증도 땄어요. 앞으로도 꾸준히 봉사활동에 참여할 거예요.”


- 결혼에 대한 생각도 많을 것 같다.

“맞아요. 결혼한 친구들을 보면 부러워요. 나는 할 수 있을까 싶고요. 나를 감싸고 보듬어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어요. 최근에 재미로 사주를 봤는데 올해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고 하네요. 기다려봐야겠죠?”


- 10년 뒤 한보름은 어떤 모습일까?

“지금과 많이 다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대로 있어줬으면 해요. 다만 ‘믿보배’(믿고 보는 배우)가 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거예요.”

배우 한보름 프로필

▲ 1987년 2월12일생
▲ 2011년 KBS 2TV ‘드림하이’로 데뷔
▲ 2013년 SBS ‘주군의 태양’
▲ 2014년 SBS ‘모던파머’
▲ 2015년 KBS 2TV ‘다 잘될 거야’
▲ 2017년 KBS 2TV ‘고백부부’
▲ 2019년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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