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연습경기가 열렸다. 3회말 1사 1, 2루에서 키움 박병호가 3점 홈런을 쏘아 올리고 있다. 고척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국내 타자 중 최고의 거포로 불리는 박병호가 새 시즌을 위한 배트 예열에 본격적으로 들어갔다. 14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연습경기에서 올해 첫 실전 홈런을 뽑아내며 타격감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박병호에게 2020시즌은 그야말로 최악의 해였다. 부상과 부진이 묘하게 겹쳐 온전히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93경기에서 거둔 성적은 타율 0.223, 21홈런, 66타점, 56득점이었다. 20홈런을 넘겨 마지막 자존심을 지켰지만, 이마저도 박병호의 타이틀에는 매우 부족한 숫자였다.
새 시즌을 앞두고 박병호는 타격에 있어 ‘변화’를 꾀하기로 결심했다. 강병식 타격코치와 함께 다양한 얘기를 나누며 2021시즌 부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타격 타이밍을 찾기 위한 과정은 조금씩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박병호는 14일 두산전 3회말 2번째 타석에서 상대 선발투수 유희관을 상대로 실전 첫 홈런을 터트렸다. 양 팀이 1-1로 맞선 1사 1·2루 상황에서 시속 120㎞짜리 체인지업을 받아 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박병호가 3타점을 올린 키움은 이날 두산을 7-2로 꺾고 11일에 이어 또다시 승리를 거뒀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경기 후 “오늘(14일) 경기 최우수선수(MVP)는 박병호”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병호는 “경기에 나설 때마다 타격 타이밍을 잡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오늘은 들어간 3타석에서 모두 타이밍이 좋았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타격 결과는 전혀 신경 쓰고 있지 않다. 아픈 곳 없이 몸 상태도 좋다. 남은 일정동안 계획된 훈련을 잘 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변화’의 핵심은 밝히지 않았다. 홍 감독 역시 “(박병호가) 캠프 전부터 타격코치와 상의한 부분이 있다. 현재 그 과정에 있고, 확인이 되어가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나도 잘 모른다. 본인이 생각하는 단계가 있고, 현재 그 단계가 잘 진행되고 있다는 것만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박병호는 자신의 계획을 드러내지 않고 철저하게 과정만을 생각하며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실전 첫 홈런으로 물꼬를 튼 그가 성공적인 변화로 ‘결과’까지 만들어낼지 큰 관심이다.
고척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