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준공 1위’ 쌍용 VS ‘수주 1위’ 포스코 진검 승부

입력 2021-03-17 13: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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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재건축에 대한 초강력 규제가 계속되면서 서울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리모델링 붐이 일고 있는 가운데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이 점점 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기존 아파트를 완전히 허물고 새로 짓는 재건축과 달리 골조를 유지하면서 면적을 키우거나 층수를 올려 주택 수를 늘리는 리모델링은 준공 15년 이상이면 추진할 수 있다. 구조체(골조) 안전진단에서 유지·보수 등급(A~C) 중 B 이상이면 층수를 높이는 수직 증축이, C 이상이면 수평 증축이 가능하다. 재건축보다 인허가 기준이 까다롭지 않아 사업 추진이 비교적 용이하다.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수도권에서 리모델링 조합이 설립된 단지는 58개로 1년 전에 비해 21개 늘었다. 관련 사업규모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리모델링 전체 시장 규모가 2020년 30조 원에서 2025년 37조 원, 2030년 44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재건축 규제 강화로 일감이 줄어든 대형 건설사들이 ‘먹거리’로 리모델링 수주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준공 1위 쌍용건설 VS 수주 1위 포스코건설
아파트 리모델링 시장의 ‘2강’은 지난해까지 누적 기준 ‘준공실적 1위’ 쌍용건설과 ‘수주실적 1위’ 포스코건설이다.

2000년 업계 최초로 리모델링 전담팀을 출범시킨 쌍용건설은 서울 서초구 쌍용예가 클래식(2007년)을 통해 이전까지 1~2동 규모에 그쳤던 관련 시장을 ‘단지 규모’로 처음 키워낸 ‘리모델링 강자’다. 국내 최초 2개 층 수직증축을 비롯해 지하주차장 신설 엘리베이터를 연결하는 지하층 하향 증설공법, 댐퍼(진동흡수장치)를 활용해 진도 6.5~7.0까지 견딜 수 있는 내진설계 도입 등 다양한 신기술을 선보였다. 리모델링 준공 실적은 국내 전체 물량의 43%에 이를 정도로 타 건설사를 압도한다. 현대엔지니어링과 컨소시엄을 이뤄 지난달 경기 광명시 철산한신아파트(1568세대) 리모델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쌍용건설은 20일 해당 아파트 시공자 선정 총회를 통해 또 한번 리모델링 강자의 위상을 과시할 예정이다.

포스코건설은 2014년 리모델링 시장에 뒤늦게 뛰어들었지만 지난해까지 3조1337억 원, 16개 단지(1만4339세대) 규모의 수주고를 올렸다. 2014년 법 개정으로 인허가 절차가 강화된 이후 업계 최초로 송파구 성지아파트 수직증축 리모델링 사업계획 승인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경기 용인시 수지현대성우8단지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했고, 올 5월에는 서울 강동구 둔촌현대1차아파트 리모델링 착공에 들어간다. 11월에는 강남구 개포우성9차 아파트가 준공을 앞두고 있다. 올해 리모델링 입주와 공사가 동시에 진행되는 유일한 건설사로 수주와 내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노리고 있다.

리모델링 업계 두 강자는 올 5월 시공자 선정 총회를 앞둔 서울 송파구 가락쌍용1차아파트 수주전에 나란히 참전했다. 쌍용건설은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과 함께 쌍용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고, 포스코건설은 단독으로 시공사 입찰 제안을 마쳤다. 2064세대의 가락쌍용1차아파트는 현재 리모델링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수도권 단지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1997년 준공돼 올해로 24년 된 단지로 수평 및 수직 증축을 통해 2373세대로 다시 태어난다. 상징성이 큰 만큼 리모델링 2강의 수주 전쟁에서 누가 승리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기존 골조를 토대로 구조 보강을 통해 성과물을 창출해야하는 리모델링은 완전히 새로 시작하는 재건축보다 훨씬 높은 기술력을 요구한다. 대단지 준공 실적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자 자산”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고,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업계 1위 시공사로서의 역량을 선보여 가락쌍용1차아파트를 송파구의 랜드마크로 거듭나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강 체제 위협하는 추격자들
2강 체제가 견고한 편이지만, 그동안 리모델링에 소극적이었던 다른 대형 건설사들이 사업 수주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며 판을 흔들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건설사는 HDC현대산업개발이다. 지난해 12월 조직개편을 통해 리모델링 전담 조직을 신설한 뒤 사업 수주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작년 11월 서울 광진구 상록타워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자로 선정됐고, 올 5월 시공사 선정을 앞둔 구로구 신도림우성3차 아파트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강남구 대치1차 현대아파트를 비롯해 개포동 대치2단지, 서초구 잠원동 잠원한신로얄 등 현재 다양한 곳에서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2월 말 서울 양천구 목동2차우성아파트 리모델링사업(1140세대) 수주에 성공했다. 기존 가구수의 15% 이내 증가 가능한 ‘가구수 증가형 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지하 4층¤지상 27층 12개 동 1311가구로 리모델링한다. 공사비는 약 4944억 원에 이른다. 앞서 롯데는 2019년 서초구 갤럭시1차, 지난해 용산구 현대 등 서울 시내 요지의 리모델링 사업을 잇달아 따내기도 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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