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인터뷰] 천당과 지옥 오간 NC 믿을맨, 다시 야구가 즐거워졌다

입력 2021-03-19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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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박진우는 다시 야구를 즐기기 시작했다. 마음이 바뀌자 몸 컨디션도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이동욱 감독도 박진우가 팀 허리를 지탱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창원|최익래 기자

아픈 데 없고 컨디션이 나쁘지 않은데 야구가 맘대로 풀리지 않았다. “헤어 나오지 못할 정도로 답답했다”고 회상할 정도였다. 야구가 미워지면서 가장 큰 무기였던 낙천적인 성격까지 잃어갔다. 반전은 마음먹기에서 시작됐다. 박진우(31·NC 다이노스)는 다시 야구가 즐거워졌다.

박진우는 2019년 NC의 최대 히트상품이었다. 41경기에 등판해 9승7패5홀드, 평균자책점(ERA) 3.14를 기록했다. 특히 후반기 22경기에서는 35.1이닝을 책임지며 4승무패4홀드, ERA 0.51로 완벽에 가까웠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마당쇠 역할을 해내며 2018년 최하위였던 NC가 그해 5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데 앞장섰다.

활약은 이어지지 않았다. 지난해 43경기에서 거둔 성적은 2승2패7홀드,ERA 5.23. 속구 평균구속이 2㎞ 가까이 떨어졌는데 아픈 곳은 없었다. 박진우는 “정말 미칠 듯이 답답했다.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를 몰랐다. 한번 그렇게 되니까 헤어 나오지 못하겠더라.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고 돌아봤다.

해결책은 발상의 전환이다. 흔한 표현이지만 초심을 찾았다. 거창한 의미가 아니다. 그저 공 하나 던지고, 해맑게 그라운드를 뛰는 순간을 즐기기 시작했다. 박진우는 “2019년은 물론 성적이 안 좋았던 그 이전 시즌에도 야구장 나오는 게 정말 즐거웠다. 일희일비 하지 않고 ‘내일은 잘 될 거야’라고 생각했다”며 “지난해에는 야구가 안 되니까 어느 순간 내 스스로 어두워졌다. 이제는 설령 내가 안 좋더라도 주위에 밝은 에너지를 주고 으¤으¤하고 싶다. 그래야 안 되는 것도 된다”고 각오했다.

공교롭게도 절친한 친구 이재학(32)과 처지가 닮아있다. NC 창단 첫 에이스인 이재학은 지난해 고전하며 한국시리즈(KS) 엔트리에도 들지 못했다. 박진우와 이재학은 비시즌 내내 함께 운동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박진우는 “(이)재학이는 원래 열심히 하는 친구다. 그런데 올해는 그동안 내가 봤던 재학이 중 가장 열심히 했다. 나도 그걸 보면서 자극 받고 더 열심히 했다”고 돌아봤다.

이동욱 감독은 “(박)진우와 재학이가 많이 올라왔다. 겨우내 열심히 준비한 게 느껴진다. 재학이가 선발, 진우가 불펜에서 활약을 해준다면 감독으로서도 선택지가 넓어져 좋다”고 밝혔다.
각오는 간단하다. 다시 즐기는 것이다. 여기에 팀이 KS 2연패를 달성하는 순간에 그라운드에서 함께 한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거라는 생각이다.

“돌이켜보면 2019년 이전까지의 난 1군 선수가 아니었다. 갑자기 나타난 선수였다. 그때의 준비 자세와 올해가 닮은 것 같다. 1군에 올라가고 싶다는 그런 초심으로 돌아갔다. 올해는 공 하나 던지고, 러닝하면서 한 발 내딛는 모든 순간이 의미 있는 시즌이 되길 바란다. 올해 성공한다면 ‘이렇게 죽을 만큼 열심히 하면 되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될 것 같다. 후회 없이 준비하고 있다.”

창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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