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발리볼] 여자배구 PO 1차전에서 드러난 사실들

입력 2021-03-21 11: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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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흥국생명이 첫 관문을 통과했다. V리그 원년인 2005년부터 플레이오프(PO) 1차전 승리 팀이 100%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가운데 PO의 분위기를 가름할 중요한 경기에서 이겼다. 2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벌어진 2020~2021시즌 V리그 여자배구 PO 1차전에서 IBK기업은행에 세트스코어 3-1로 승리했다. 많은 것들이 ‘봄 배구’의 첫 판에서 확인됐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김연경의 능력이었다. 포스트시즌 개인통산 500공격득점(V리그 통산 3호)을 돌파하며 경기를 지배했다. 29득점(1블로킹,1서브에이스), 공격성공률 60%, 공격효율 53%를 기록했다. 범실은 고작 3개였다. 리시브효율(25%)은 팀 평균(30%)보다 떨어졌지만 연결과 수비에서 많은 역할을 했다. 특히 빛난 것은 넓은 시야와 높은 배구IQ였다. 세터 김다솔의 불안정한 연결 탓에 2번이나 왼손으로 공격을 시도하는 등 쉬운 공격기회가 많지 않은 가운데서도 상대 코트의 공간을 노리는 연타로 많은 득점을 기록했다.

시즌 어느 순간부터 후위공격이 보이지 않았던 김연경은 1세트 21-18에서의 파이프공격 등 2번의 백어택도 성공시켰다. 그동안 전위에서만 공격득점이 나오는 바람에 상대팀에서 대응이 쉬웠지만 1세트를 결정하는 브루나의 백어택까지 더해져 흥국생명은 공격의 루트가 많아졌다.

반면 IBK기업은행은 리시브의 불안으로 삐걱거렸다. 효율은 19%에 그쳤다. 이 바람에 공격수에게 향하는 세터 조송화의 연결도 흔들렸다. 27득점의 라자레바가 공격성공률 42%. 공격효율 27%로 평소보다 떨어진 수치가 나온 이유다. 라자레바는 무려 5번이나 블로킹도 당했다. 장점이던 백어택 성공률이 시즌(45%) 때보다 훨씬 떨어진 33%였다. 만일 부진의 이유가 아직도 정상이 아닌 허리 탓도 있다면 2차전도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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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은 전위에 센터~표승주~조송화가 있을 때 약점이 크게 드러났다. 무려 4번이나 한 자리에서 대량실점을 했다. 흥국생명의 전략적인 서브를 전위의 레프트가 받고 공격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애를 먹었다. 2세트 21-22에서 4연속 득점으로 세트를 따낸 좋은 분위기를 3세트에서 5연속, 8연속 실점으로 내준 것이 승패의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스타팅오더에서 센터를 앞뒤로 바꾸고 레프트를 김주향에서 육서영으로 교체했지만 해법은 되지 못했다. 2차전에서 짧은 서브를 어떻게 해결할지 궁금하다.

흥국생명도 전위에 브루나~이주아~김다솔이 있을 때가 가장 취약했다. 상대는 블로킹 높이가 낮은 김다솔 쪽으로 화력을 집중했다. 수비로 버틴다고 해도 4번 레프트 자리에서 브루나가 큰 공격으로 점수를 내줘야 위기를 넘기겠지만 쉽지 않았다. 블로킹을 피하려고 많은 각도를 내다보니 사이드라인을 벗어나는 공격이 많았다. 19득점의 브루나는 1차전에서 팀 범실의 절반인 13개를 기록했다. 전위의 속공시도가 많지 않고 김연경의 시즌 백어택 성공률(39%)을 감안한다면 흥국생명도 이 자리를 빨리 넘길 방법을 찾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는 흥미진진한 경기였지만 자랑스럽게 내놓을 수준은 아니었다.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 탓이겠지만 여자배구 성적 상위팀들의 대결이 이 정도라면 많이 아쉽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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