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명이 뛴 수원FC는 무섭지만…거듭된 박지수의 PK 허용은 안타깝다

입력 2021-03-21 13: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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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수. 사진제공 | 수원FC

참으로 힘겹다. K리그1(1부) 수원FC가 겨울이적시장에서 야심 차게 영입한 국가대표 중앙수비수 박지수의 행보다. 경남FC에서 뛰다 2019년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로 향했던 그는 2년여 만에 복귀한 K리그에 미처 적응할 틈도 없이 큰 고통을 받고 있다.


박지수는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6라운드 전북현대와 원정경기에서 뼈아픈 실수를 범했다. 0-0으로 팽팽히 맞선 후반 5분 전북의 공세 때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PK)을 내줬다. 모 바로우의 크로스를 공격에 가담한 홍정호가 강하게 찬 볼이 박지수의 손에 맞았다. 전북 일류첸코가 PK를 침착하게 성공시켰다.


최악의 타이밍이었다. 수원FC가 한창 힘을 내던 시점이었다. 일류첸코와 구스타보를 투톱에 세운 전북의 공세를 전반까지 잘 막아냈다. 김도균 수원FC 감독은 전북 출신 무릴로와 한승규를 앞세워 효율적인 ‘선수비-후역습’을 꾸준히 시도했다.


문제는 박지수의 실수가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K리그 복귀전인 지난달 14일 성남FC와 4라운드 홈경기 후반 38분 상대 공격수 뮬리치를 막다가 레드카드를 받았다. 결국 PK로 실점해 1-2로 패했다.


그런데 대한축구협회 심판평가소위원회가 그를 구했다. 퇴장이 과하다고 봤다. 경기 결과는 되돌릴 수 없었으나, 사흘 뒤 인천 유나이티드와 5라운드 원정경기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고통은 계속됐다. 후반 8분 핸드볼 파울로 옐로카드와 함께 PK를 내줬다.


인천 아길라르의 실축으로 위기를 벗어났지만 또 다른 역경이 기다렸다. 17분 뒤 추가 경고를 받아 퇴장 당했다. 수적 열세에 몰린 수원FC는 1-4로 대패했다. 여기서도 당혹스러운 반전이 있었다. 심판소위원회는 후반 8분 경고를 취소했다.


그렇게 다시 동참하게 된 전주 원정. 김 감독은 머리가 많이 아팠다. 이미 박지수는 만신창이였다. 실책이 반복되면 선수가 조급해진다. 트라우마도 걱정해야 했다. 김 감독은 “심적으로 많이 힘들어 한다”는 짧은 말만 했지만, 어두운 표정은 감추지 못했다.


다행히 더 이상 최악의 사태는 되풀이되지 않았다. 모처럼 11명이 뛴 수원FC는 후반 종료 직전, 천금같은 동점골을 만들었다. 추가 실점을 두려워하지 않고 밀어붙인 끝에 후반 44분 김건웅이 극적으로 골을 터트렸다. “승점 1이라도 챙겨 A매치 휴식기를 맞이하겠다”던 의지가 값진 결과로 이어졌다.


김 감독은 “PK 판정 후 ‘자꾸 왜 이러나’ 싶었다. (박)지수가 신장이 좋다보니 동작이 큰 것도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 계속 대화하며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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