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발리볼] PO 뒤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과 김연경이 했던 흥미로운 발언들

입력 2021-03-25 10: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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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2021시즌 V리그 여자부 ‘봄 배구’의 첫 단원이 끝났다. 정규리그 2위 흥국생명이 3위 IBK기업은행을 누르고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제천 KOVO컵 결승전 때부터 시작해서 이번 시즌 3승3패로 팽팽했던 GS칼텍스와의 경기만 남았다. 모든 팬들이 가장 원했던 매치업이다. 2007~2008시즌, 2008~2009시즌 연속해서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나 1승1패를 기록했던 두 팀의 대결이 성사되기 위해서 흥국생명은 24일 플레이오프(PO) 3차전을 반드시 통과해야 했다. 경기 뒤 박미희 감독과 김연경은 흥미로운 말들을 많이 했다.

휴식 대신 얻은 경험


PO가 3차전으로 진행되길 원했던 GS칼텍스 차상현 감독의 바람처럼 됐다. 하루 걸러서 3경기 11세트를 치른 흥국생명 선수들의 피로는 쌓였을 것이다. 그렇지만 박미희 감독은 충분히 쉬지 못한 채 챔피언결정전을 시작하는 아쉬움 대신에 긍정적인 면을 먼저 봤다. 큰 경기를 치러가면서 선수들 스스로가 키워가는 노하우와 담력, 선수들끼리의 결속력이 필요했던 흥국생명은 플레이에 응집력이 생겼다. 5~6라운드 때 맥없이 무너졌던 팀이 아니라 1~2라운드에서 연승을 했던 모습으로 변해갔다. 그래서 박미희 감독은 “시간은 잃었지만 경험은 얻었다”고 했다. “상대보다 우리가 실점감각은 더 나을 것”이라고도 했다.

새로운 슬로건 “끝까지 간다”


PO 3차전을 앞둔 마지막 코트적응훈련 때 흥국생명 선수들은 예정보다 늦게 경기장에 나왔다. 선수들끼리 얘기하는 시간이 평소보다 길었다. PO를 앞두고 흥국생명은 선수들끼리 마음을 맞추는 일에 가장 신경을 썼다. 김연경은 “상대분석도 많이 했지만 그보다는 정신적인 면을 강조했다. PO 시작하기 전에 선수들끼리 새로운 슬로건으로 ‘끝까지 간다’를 정했다”고 털어놓았다. 평생 겪지 않을 우여곡절을 경험하며 이대로 시즌을 허무하게 마칠 수 없었던 흥국생명 선수들은 ‘끝까지 간다”를 모두 마음속으로 외치면서 뛰고 있다.

브루나의 싸움과 싱크로공격


포스트시즌에서 흥국생명 성패의 열쇠는 대체외국인선수 브루나에 달려 있었다. 그가 어느 정도 역할을 해주느냐에 따라 김연경에게 쏠린 하중이 줄어들고 다양한 공격패턴도 가능했다. 3차전을 앞두고 박미희 감독은 브루나와 산책을 하면서 봄 배구 때 외국인선수가 해야 할 역할을 설명했다. 더 적극적으로 투지를 보여주라는 주문이었다. 브루나도 알아들었다.

그는 3차전을 앞두고 “오늘 라자레바와 싸우겠다. 경기 도중에 내가 카드를 받더라도 이해해달라”고 했다. 적극적으로 코트에서 라자레바와 경쟁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박미희 감독이 경기 전 “브루나가 22득점만 해주면 이긴다”고 했던 이유였다. 브루나의 달라진 마음가짐을 확인한 김연경은 “굳이 싸우지는 말고 좋은 경기를 해 달라”고 부탁했다.

브루나는 약속한대로 적극적으로 공을 달라고 사인을 냈다. 세터 김다솔도 이런 부르나에게 더 많이 기회를 줬다. 전위 김연경과 후위 브루나가 동시에 점프하는 싱크로공격도 자주 성공했다. 그동안 실전에서 제대로 맞지 않았던 플레이가 차츰 완성도를 높여갔다.

도전자와 챔피언


박미희 감독과 김연경은 24일 인터뷰에서 약속이나 한 듯 똑같은 단어를 말했다. 감독은 “이제 지키는 팀은 GS칼텍스다. 우리는 도전하는 팀이다. GS칼텍스가 모든 면에서 앞선다고 인정하고 우리는 가벼운 마음으로 경기를 하겠다”고 했다. 김연경도 “GS칼텍스가 더 부담을 가질 것이다. 우리는 도전자의 입장에서 할 것”이라고 했다. 타이틀매치는 도전자보다 방어하는 챔피언이 더 힘든 속성이 있다. 봄 배구의 마지막 스토리가 26일부터 시작된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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