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전·복귀전에서 보여준 삼진 본능…LG 토종 좌우 K머신 뜨나?

입력 2021-03-31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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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임찬규(왼쪽)-함덕주. 스포츠동아DB

LG 임찬규(왼쪽)-함덕주. 스포츠동아DB

유니폼을 갈아입은 뒤 첫 경기, 긴장한 기색 없이 장기를 마음껏 뽐냈다. 이튿날 올 시즌 첫 실전을 치른 선수도 배턴을 이어받아 건재를 과시했다. 구속에 비해 출중한 삼진능력은 이미 검증됐다. LG 트윈스 임찬규(29)와 함덕주(26)의 ‘K-레이스’가 기대되는 이유다.

임찬규는 30일 시범경기 잠실 SSG 랜더스전에 선발등판해 2이닝 무안타 1볼넷 3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스프링캠프부터 페이스가 더뎌 실전등판 기회를 못 잡았고 이날이 첫 실전이었으나, 직구 최고 구속은 142㎞까지 나왔다. 정규시즌 초반 로테이션에 합류하는 데 큰 무리는 없을 전망이다. 특히 1회 제이미 로맥, 2회 최주환, 고종욱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장면이 백미였다.

하루 전인 29일 SSG전도 의미가 있었다. 25일 트레이드로 두산 베어스에서 LG로 옮긴 함덕주의 데뷔전이었기 때문이다. 함덕주는 LG 데뷔전에서 3이닝 3안타 4삼진 무실점의 쾌투를 펼쳤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3㎞로 역시 빠르진 않았지만, 특유의 삼진능력을 과시했다. 1회 최지훈, 추신수, 최정으로 이어진 SSG 타선을 3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3회에도 삼진 1개를 추가했다.

임찬규와 함덕주의 삼진능력은 리그에서도 손꼽힌다. 좌완 함덕주는 커리어 중 가장 많이 선발로 나선 2017년(35경기 24선발) 137.1이닝을 던져 139개의 삼진을 빼앗았다. 9이닝당 9.11탈삼진으로 130이닝 이상 던진 투수들 중 1위였다. 우완 임찬규도 지난해 9이닝당 8.41개의 삼진을 빼앗았다. 댄 스트레일리(롯데 자이언츠·9.48개)에 이어 리그 전체 2위였다. 구속이 빠르진 않지만, 직구와 변화구의 릴리스포인트를 비슷하게 만들어 타자들을 현혹시키는 ‘피치 터널링’에 능한 덕에 삼진이 많다. 함덕주 역시 리그 최정상급으로 꼽히는 체인지업을 보유하고 있기에 타자들의 배트가 헛도는 경우가 빈번하다.

LG는 케이시 켈리~앤드류 수아레즈의 원투펀치가 확고하다. 지난해 로테이션을 소화한 임찬규, 이민호, 정찬헌에 함덕주까지 가세했으니 선발진의 양과 질 모두 풍성하다. 임찬규가 제 컨디션을 찾는다면 함덕주를 불펜으로 돌리는 방안도 생각 중이지만, 데뷔전에서 보여준 제구와 경기운영이라면 ‘선발 함덕주’ 카드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지난해까지 LG 선발진에서 탈삼진이 장기였던 이는 임찬규와 차우찬 정도였다. 하지만 차우찬은 아직 재활단계라 복귀시점조차 잡기 어렵다. 함덕주의 가세로 LG 마운드에 토종 좌우 탈삼진 머신이 가동될 공산이 커졌다. 변수를 줄일 수 있는 삼진 피처가 많아진다는 것은 언제나 반가운 일이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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