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하늘 “우리 만남의 연결고리는 설렘과 기다림”

입력 2021-04-23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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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하늘이 28일 개봉하는 주연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를 통해 “기다림에 관한 따뜻한 이야기”를 그려낸다. “평소와는 달리 실제의 나를 녹여내고 싶어 고민했다”며 웃었다. 사진제공|(주)키다리이엔티·소니픽쳐스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 주인공 강하늘

‘비와 당신…’는 기다림에 관한 얘기
만날 사람은 언젠가는 만나잖아요
말 한마디와 눈빛에도 위안을 받아
쪽지로 생각 전달하는 걸 좋아해요
손편지를 써보았나. 그랬다면 언제쯤인가. 늦은 밤 책상 스탠드 전등을 켜놓고 마음을 끼적거리며 이를 받아볼 상대의 얼굴을 떠올린 적, 그래서 발그스레해진 뺨을 어루만졌던 때 말이다. 채 보내지 못하고 다음날 아침 어쭙잖은 표현을 발견하곤 쑥스러움에 찢어 버리고 종이 대신 이내 다시 찾아온 달빛에 써내려간 마음, 마음, 마음….

편지…설렘, 기다림 그리고 애틋함
배우 강하늘(31)은 연애편지를 썼던 기억을 그렇게 떠올렸다. 그리고 자신이 펼쳐낼 또 다른 이야기에 공감하며 그리로 향했다. “기다림에 관한 이야기”라고 했다. 28일 개봉하는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감독 조진모·제작 아지트필름)이다.

강하늘은 공부에 열의가 없어 지루한 나날을 보내는 삼수생 역할을 연기했다. 어느 날 문득 얼굴이 떠오른 어린 시절 친구에게 그는 편지를 보낸다. 편지는 어느새 일상을 바꿔 놓는다. 친구 대신 그의 여동생(천우희)이 편지를 받아들고 답장을 보내온다. 두 사람은 그렇게 설렘과 기다림, 애틋함의 따스한 감성을 주고받으며 새로운 위안을 얻는다.

사진제공|(주)키다리이엔티·소니픽쳐스



영화의 주된 배경은 2003년. 하지만 영화는 이들의 어린 시절과 이제 막 20대 초입에 들어선 청춘의 시절 그리고 그로부터 8년이 지난 시간을 넘나든다. 과연 삼수생과 친구의 여동생은 직접 만날 수 있을까. 더구나 이들은 “질문하지 않기, 만나자고 하지 않기, 찾아오지 않기”라는 세 가지 약속을 전제로 편지를 주고받지 않는가.

강하늘은 자신이 “운명론자는 아니다”면서도 “만날 사람은 만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만남을 연결해주는 끈은 “살아가면서 느끼는 설렘과 기다림”이라고 그는 믿는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항상 뭔가에 확신이 있는 건 아닐 듯하다”면서 “확신의 전 단계가 주는 설렘이 있다”고 말했다. 설렘으로 먼저 위안받고, “만날 사람은 만난다”는 확신으로 또 다시 위로를 받는다고도 했다.

“위안? 그리 특별한 건 아닐 거다. 말 한마디와 눈빛에도 위안을 받지 않나.”

사진제공|(주)키다리이엔티·소니픽쳐스



‘현재’의 추억을 쓴다

그렇게 말과 눈빛의 마음을 편지로 주고받는 극중 두 남녀는 굳이 서로 만나지 못한다 하더라도 “편지를 쓰는 사이 스스로 좋은 사람”이 됐을 거라고 강하늘은 또 생각한다. 광속의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감성’이라고 말할지언정, 연필을 꾹꾹 눌러 써내려간 한 장의 편지가 결코 색 바랠 수 없는 까닭이기도 하다. 마치 현재의 추억을 담아내듯.

강하늘은 영화 속 중요한 소품이자 소재로 쓰인 편지를 직접 쓰기도 했다. 마치 ‘현재’의 추억을 담아내듯 그는 새로 썼다 지우고, 또 다시 썼다 지워가며 편지지의 빈 칸을 채워갔다. “말보다는 쪽지로 생각을 전하는 걸 좋아한다”는 그는 이렇게 써내려간 편지에 실제 마음을 실었다. “실제의 나보다는 작품 속 인물로 보였으면 하는 욕심이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강하늘처럼 보이고 싶어 고민을 많이 했다”는 말이 이를 설명해준다.

이처럼 따스한 인상을 뿜어내며 강하늘은 22일 온라인 화상 인터뷰에 나서서 발랄한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마치 뉴스 속에서만 보아온 유엔 사무총장이 된 것 같다”며 온라인 화상 인터뷰의 새로움에 대한 느낌을 표현했다. 2017년 ‘기억의 밤’ 이후 군 복무를 마치고 다시 스크린에 돌아오며 관객에게 건네는 설렘의 마음이 얼굴에 가득한 표정이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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