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리포트] 발바닥 통증+사령탑 만류도 무색, 삼성 피렐라는 달리고 또 달린다

입력 2021-04-28 1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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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피렐라. 스포츠동아DB

삼성 라이온즈는 외국인선수 보유 한도가 기존의 2명에서 3명으로 늘어난 2014년부터 외국인타자 영입을 잘한 구단으로 손꼽힌다. 2016년(아롬 발디리스)과 2020년(타일러 살라디노~다니엘 팔카)에는 처참한 실패를 맛봤지만, 야마이코 나바로(2014~2015년)와 다린 러프(2017~2019년)는 모두가 인정한 타선의 핵이었다.

올해 영입한 외국인타자 호세 피렐라(32)도 팬들의 지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27일까지 2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5(83타수 27안타), 8홈런(2위), 18타점, 출루율 0.380의 성적도 눈에 띄지만, 적극적인 플레이로 팀 승리에 기여하려는 노력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지나치게 적극적이다 보니 부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현재 피렐라의 몸 상태는 100%가 아니다. 발바닥에 통증이 있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피렐라가 발바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참고 뛰면서 팀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허 감독이 이 사실을 공개한 27일. 대구 NC 다이노스전에서 홈런포를 발사하며 무력시위를 했다. 다이나믹한 스윙과 통통 튀는 움직임은 그대로였다.

허 감독도 혹시 모를 부상을 우려하며 ‘폭주’를 자제시킨다. 하지만 본인의 스타일을 바꾸기는 쉽지 않은 듯 하다. 허 감독은 “자제를 시켜도 본인이 뛰어버리니 방법이 없다”고 혀를 내두르면서도 “팀을 위해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미소를 보였다.

전력으로 뛰는 것은 오랫동안 몸에 밴 습관이다. 피렐라는 일본프로야구(NPB·히로시마 도요 카프) 무대에서 뛸 때도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되고자 노력하는 모습으로 선수단과 팬들에게 사랑받았다. 일본 스포츠 전문 매체 스포츠호치는 “(피렐라는) 타격 부진에 빠졌을 때 팀의 핵심 타자 스즈키 세이야에게 직접 조언을 구했고, 펜스 충돌도 불사하는 근성 넘치는 플레이로 팬들을 즐겁게 했다”고 소개하며 “NPB에서 경험한 것을 토대로 한국에서도 활기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금까지 피렐라가 삼성에서 보여준 모습과 일맥상통한다.

삼성의 대표적인 외국인타자 성공사례로 꼽히는 나바로와 러프는 타선에 큰 힘을 보탠 공통점이 있지만, 스타일은 극과 극이었다. 나바로는 불성실한 플레이로 도마에 올랐고, 러프는 진중하면서도 성실했다. 팬들에게도 친근하게 다가갔다. 당연히 더 많은 사랑을 받은 쪽은 러프였다. 피렐라는 쾌활하면서도 성실하다. 구단 내·외부에서 모두 호평을 받고 있는 이유다. 성적까지 뒷받침되니 그야말로 복덩이가 따로 없다. 사령탑도 못 말리는 그의 적극성이 삼성을 바꾸고 있다.

대구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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