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방송된 KBS2 ‘개는 훌륭하다’(이하 ‘개훌륭’)에서는 58회, 59회 두 차례에 걸쳐 유쾌한 입담을 발휘했던 호빵이네가 재등장했다.
이들은 보호자가 사용 못 하는 물건을 재활용해 반려견들에게 어질리티 훈련을 가르쳐 눈길을 끌었다. 이를 본 강형욱 훈련사는 “어질리티하고 모든 사물의 사회화가 들어가있다”라며 감탄했다.
호빵이네 보호자는 동네에서 떠돌던 개가 낳은 강아지 6마리를 구출해 임시 보호 중이다. 이들은 월빵, 화빵, 수빵, 목빵, 금빵, 토빵이라는 이름을 붙여 작명 센스를 뽐내 웃음을 안겼다. 반면 갑자기 늘어난 식구에 혼자 감당하기 버겁다고 털어놨다. 보호자는 열악한 환경에서 구출한 6마리를 입양 보내기로 결정, 강아지들에게 좋은 가족이 되어줄 반려인을 찾고자 ‘개훌륭’에 도움을 부탁했다.
이어진 실전 학습 코너에선 주 보호자와 삼촌 보호자의 보살핌 아래 가정집이 아닌 주유소에서 생활 중인 6마리 다견 가족이 등장했다. 주유소의 터줏대감 잭은 함께 지내던 풍산개를 물어 파양 당한 경험이 있으며 칼 역시 펜션에서 생활하다 파양 후 주유소에 오게 됐다. 보리와 자비는 스님들과 함께 생활하다 절이 사라지게 되어 2개월 전 주유소에 맡겨지게 됐으며 텍스와 초코는 자매견으로 초코 역시 파양된 경험이 있다.
각종 사연을 지닌 반려견들 중 칼이 심장사상충 3기말이라는 이야기와 잭, 보리 그리고 자비 또한 심장사상충에 양성 반응을 보인 충격적인 결과가 전해져 시청자들을 더욱 안타깝게 만들었다.
특히 주 보호자는 “잭과 보리가 마주치기만 해도 서로 공격성을 보여 어쩔 수 없이 (반려견들을) 분리하여 생활 중이다. 현재 마당이 있는 집을 알아보고 있는데 (잭과 보리가) 같은 공간을 쓸 수 있을지 걱정이다”라며 두 반려견 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도움을 요청했다. 실제로 한 달 전쯤 잭과 보리가 서로 뒤엉켜 싸워 잭이 보리를 물고 놓지 않아 보호자가 잭의 입에 손을 넣어 겨우 분리시킨 사건이 발생했다고 전해져 강형욱 훈련사의 걱정까지 샀다. 이외에도 보호자들은 뒷집 강아지를 물어버린 잭의 알 수 없는 공격성과 차에 타길 거부하는 점까지 고민으로 꼽으며 한정된 훈련법이라도 배우고자 하는 의지도 보였다.
훈련에 앞서 직접 반려견 6마리를 만난 이경규와 장도연은 사람을 좋아하고 온순한 반려견들에 미소를 보였고, 거대한 몸집의 소유자 보리와 자비에 “김준현, 유민상이다”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강형욱 훈련사는 제자들에게 공격성을 전혀 보이지 않던 잭과 보리에 “착한 개다. 아픈 칼과 자비를 지키려고 서로에게 짖는 거 같다”라고 잭과 보리가 서로에게 짖는 이유에 대해 말했고, “다견 가정일수록 반려견의 성비가 중요하고 성비만큼 보호자의 리더십 또한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반려견들을 풀어놓고 키우는 보호자에 강형욱 훈련사는 “매번 다른 사람이 수시로 방문하는 주유소에서 반려견을 풀어 키우는 것은 개물림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위험하다. 내 반려견을 지키려는 의지가 없고 무책임한 행동이다”라며 일침을 가했다.
특히 강형욱 훈련사는 건강이 안 좋은 잭과 칼에 대해 “필요한 건 안전한 보호다”라며, “훈련사들은 반려견에 심장사상충이 발견되면 즉각 훈련을 멈춘다. 훈련보다는 같이 놀아주고 편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고, 칼에게는 혼자 편히 쉴 수 있는 개인 공간을, 잭에게는 실내 생활과 보리와 마주치지 않기 위한 시야 차단 필름 붙이기를 권장했다.
이외에도 강형욱 훈련사는 옥상에서 생활 중인 보리와 자비에 쾌적한 환경 제공과 다이어트 등 건강을 고려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추천했다.
이후 실전 훈련에서 강형욱 훈련사는 잭과 보리에게 목줄을 채운 후 두 반려견의 관계 파악에 나섰다. 긴장되는 상황 속 잭과 마주친 보리는 잭을 향해 짖기는커녕 오히려 외면했고, 반면에 잭은 계속해서 보리를 주시해 강형욱 훈련사가 통제에 들어갔다. 이에 강형욱 훈련사는 “(보리는) 지켜야 할 대상이 없기 때문에 외면하는 것 같다. 주유소에서 멀어지는 만큼 서로를 향한 공격성이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조금 시간이 걸리겠지만 개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희망을 불어넣었다.
심장사상충 정밀 검사를 위해 병원을 방문해야 하지만 차를 무서워하는 잭을 위한 특별 맞춤 훈련도 진행됐다. 이경규와 장도연이 번갈아 가며 “잭 여기 타”라고 말하며 반대쪽 문으로 통과하는 등 온몸을 불사르며 훈련에 임했고, 강형욱 훈련사의 부드러운 리드와 함께 최종적으로 차에 올라탄 잭의 모습이 공개돼 훈훈함을 안겼다.
동아닷컴 함나얀 기자 nayamy9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