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훈(30)은 미국 진출 5년 반 만이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데뷔 3년 만에 최근 AT&T 바이런 넬슨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PGA 투어 80번째 도전에서 거둔 데뷔 첫 승이었다.
‘멘털 코치’를 맡고 있는 ‘코칭 심리 전문가’ 정그린 ㈜그린코칭솔루션 대표이사(39)는 20일 “지난 해 10월부터 상담을 맡았는데 이 프로는 죽을 듯 힘들어하면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빼어난 능력과 남다른 열정이 긍정적 힘을 발휘하면서 잃었던 자신감을 찾았고, 결국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오랜 시간 성적이 나지 않아 심리적으로 많이 힘든 상태에서 상담을 시작했다”고 설명한 정 대표는 “이 프로는 샷이나 경기 운영 등의 문제가 아니라, 남자 프로선수들이 흔히 그렇듯 기술에 너무 집착하면서 ‘도구(클럽)’에 너무 짓눌려 있었다”고 전했다. “경기 외적인 부분들에 대해서도 많은 대화를 나눴다. 외적인 부분에서 오는 무의식이 의외로 경기장까지 따라가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은 그것을 잘 느끼지 못 한다”며 “그래서 초심으로 돌아가 단순하게, 패기있게 플레이하자고 했다”고 뒷얘기를 털어놨다.
정 대표는 “워낙 처음부터 장점이 많은 선수였다”며 이경훈의 첫 우승에 자신은 단순한 조력자였을 뿐이라며 스스로를 낮췄다. 하지만 골프계에서는 지난 4월 오랜 슬럼프를 딛고 3년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정상에 선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24)도 그의 ‘고객’임을 떠올리며 리디아 고나 이경훈의 연이은 우승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 대표는 2019년 12월 리디아 고와 처음 인연을 맺었고, 어린 나이에 ‘천재 소녀’로 불리다 오랜 기간 부진을 빠져있던 리디아 고는 정 대표와의 상담을 통해 잃었던 자존감을 회복한 뒤 세계 최정상급 선수로 돌아왔다.
사실 정 대표의 고객 중에는 이경훈, 리디아 고뿐만 아니라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인 고진영(26)을 비롯해 이정은6(25), 신지애(33), 배상문(35) 등 미국과 일본에서 활약하고 있는 특급 선수들이 즐비하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소속으로는 이소영(24), 이다연(24), 김지현(30)이 있다. 올 시즌 KLPGA 투어 개막전 우승의 주인공 이소미(22)도 얼마 전 ‘정그린 사단’에 합류했다. 종목을 넓혀보면 탁구 신동 신유빈(17), 피겨 스타 차준환(20), 당구 퀸 이미래(25)도 있다.
시차를 고려해야 하는 ‘해외파 고객’이 많은 탓에 정 대표의 야간 스케줄은 이들과의 ‘화상 상담’ 일정으로 빼곡히 들어차 있을 정도. 매주 1회 화상 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이경훈은 특히 정 대표에게 자주 연락을 취한다. 경기 직전 ‘예고 없이’ 그를 찾을 때도 있다. 정 대표는 “이 프로는 스스로 이야기하듯, 정은 많지만 곁을 잘 내주지 않는 스타일”이라며 “2월 피닉스 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뒤 상담의 질도 부쩍 높아졌다”고 귀띔했다.
코칭 심리는 잠재력을 일깨워 장점을 극대화하고 목표 설정 및 수행까지 연결하는 일련의 과정을 모두 포함한다. 치유적 개념이 강한 상담 심리와 다르고, 일정한 루틴 같은 행동 패턴을 통한 심리적 기법을 다루는 멘털 트레이닝과도 차이가 있다. 정 대표는 ‘리디아 고에 이어 이경훈까지 연이은 우승으로 골프계가 주목하고 있다’는 말에 “코칭은 해법을 전달하는 티칭과 달리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유도하는 측면이 강하다”면서 “똑같은 상황이라도 받아들이는 선수의 성향에 따라 각기 다른 해법을 찾아야 한다. 선수와 굳은 신뢰 관계를 통해 선수도, 나도 공부하면서 해법을 찾아가고 있을 뿐”이라고 말을 아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멘털 코치’를 맡고 있는 ‘코칭 심리 전문가’ 정그린 ㈜그린코칭솔루션 대표이사(39)는 20일 “지난 해 10월부터 상담을 맡았는데 이 프로는 죽을 듯 힘들어하면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빼어난 능력과 남다른 열정이 긍정적 힘을 발휘하면서 잃었던 자신감을 찾았고, 결국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오랜 시간 성적이 나지 않아 심리적으로 많이 힘든 상태에서 상담을 시작했다”고 설명한 정 대표는 “이 프로는 샷이나 경기 운영 등의 문제가 아니라, 남자 프로선수들이 흔히 그렇듯 기술에 너무 집착하면서 ‘도구(클럽)’에 너무 짓눌려 있었다”고 전했다. “경기 외적인 부분들에 대해서도 많은 대화를 나눴다. 외적인 부분에서 오는 무의식이 의외로 경기장까지 따라가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은 그것을 잘 느끼지 못 한다”며 “그래서 초심으로 돌아가 단순하게, 패기있게 플레이하자고 했다”고 뒷얘기를 털어놨다.
정 대표는 “워낙 처음부터 장점이 많은 선수였다”며 이경훈의 첫 우승에 자신은 단순한 조력자였을 뿐이라며 스스로를 낮췄다. 하지만 골프계에서는 지난 4월 오랜 슬럼프를 딛고 3년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정상에 선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24)도 그의 ‘고객’임을 떠올리며 리디아 고나 이경훈의 연이은 우승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 대표는 2019년 12월 리디아 고와 처음 인연을 맺었고, 어린 나이에 ‘천재 소녀’로 불리다 오랜 기간 부진을 빠져있던 리디아 고는 정 대표와의 상담을 통해 잃었던 자존감을 회복한 뒤 세계 최정상급 선수로 돌아왔다.
사실 정 대표의 고객 중에는 이경훈, 리디아 고뿐만 아니라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인 고진영(26)을 비롯해 이정은6(25), 신지애(33), 배상문(35) 등 미국과 일본에서 활약하고 있는 특급 선수들이 즐비하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소속으로는 이소영(24), 이다연(24), 김지현(30)이 있다. 올 시즌 KLPGA 투어 개막전 우승의 주인공 이소미(22)도 얼마 전 ‘정그린 사단’에 합류했다. 종목을 넓혀보면 탁구 신동 신유빈(17), 피겨 스타 차준환(20), 당구 퀸 이미래(25)도 있다.
시차를 고려해야 하는 ‘해외파 고객’이 많은 탓에 정 대표의 야간 스케줄은 이들과의 ‘화상 상담’ 일정으로 빼곡히 들어차 있을 정도. 매주 1회 화상 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이경훈은 특히 정 대표에게 자주 연락을 취한다. 경기 직전 ‘예고 없이’ 그를 찾을 때도 있다. 정 대표는 “이 프로는 스스로 이야기하듯, 정은 많지만 곁을 잘 내주지 않는 스타일”이라며 “2월 피닉스 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뒤 상담의 질도 부쩍 높아졌다”고 귀띔했다.
코칭 심리는 잠재력을 일깨워 장점을 극대화하고 목표 설정 및 수행까지 연결하는 일련의 과정을 모두 포함한다. 치유적 개념이 강한 상담 심리와 다르고, 일정한 루틴 같은 행동 패턴을 통한 심리적 기법을 다루는 멘털 트레이닝과도 차이가 있다. 정 대표는 ‘리디아 고에 이어 이경훈까지 연이은 우승으로 골프계가 주목하고 있다’는 말에 “코칭은 해법을 전달하는 티칭과 달리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유도하는 측면이 강하다”면서 “똑같은 상황이라도 받아들이는 선수의 성향에 따라 각기 다른 해법을 찾아야 한다. 선수와 굳은 신뢰 관계를 통해 선수도, 나도 공부하면서 해법을 찾아가고 있을 뿐”이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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