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인 배당금… 월급 받는 기분”

입력 2021-05-24 17:52: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안정적으로 배당금을 챙길 수 있는 분기배당에 대한 주식 투자자들의 관심이 늘고 있다. 저금리 시대에 예금 금리보다 배당수익률이 더 높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코스피 3144.30으로 장을 마친 2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주식 전광판. 뉴시스

분기배당 주식에 관심 갖는 개미들
예금 금리보다 배당수익률 높아
분기별 정기적 지급으로 안정감 상승
최근 신한지주 등도 분기배당 도입
ESG경영 트렌드로 주주친화 강화
올 1월 주식을 시작한 ‘주린이(주식+어린이, 주식 초보자)’인 직장인 A씨(33)는 최근 외국인의 매도로 7만8000원대까지 떨어진 삼성전자 주식을 과감히 매수했다.

A씨는 “증시 변동이 큰 요즘은 마음을 비우고 분기별로 배당금이나 받을 생각”이라며 “삼성전자와 같은 분기배당주의 경우 5, 6월 저점을 노려 진입하고 배당락일(배당받을 권리를 주는 마지막 날)인 6월 29일까지 주식을 보유하면 2분기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또 “배당수익률이 은행 예금 금리보다 높아 무모한 선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쌍용C&E와 효성ITX 등 다른 분기배당주에도 관심이 간다”고 했다.

국내 8개사, 연 4회 배당금 지급
A씨의 경우처럼 분기별로 안정적으로 배당금을 챙길 수 있는 분기배당에 대한 주식투자자들의 관심이 늘고 있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예금 금리보다 배당수익률이 더 높은 것도 한몫했다.

국내 상장사의 배당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연말을 기준으로 연 1회 지급하는 기말배당, 반기(6월)에 1회 지급 후 기말배당까지 합쳐 총 연 2회 지급하는 중간배당, 분기(3·6·9월)에 3회 지급 후 기말배당까지 합쳐 총 연 4회 지급하는 분기배당이 그것이다.

현재 국내 상장사 가운데 분기배당을 하는 곳은 삼성전자, 포스코, 한온시스템, 쌍용C&E, 효성ITX 5개사다. 여기에 최근 주주총회에서 신한지주, SK텔레콤, 씨젠 등이 분기배당을 도입하면서 8개사로 늘었다.

이런 움직임은 분기배당이 보편화된 미국 시장을 따라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배당 선진국이라 불리는 미국의 경우 배당금을 지급하는 달은 다르지만 1년에 4회 배당금을 지급하는 분기배당 기업이 즐비하다. 1·4·7·10월에 배당을 하는 필립모리스, 2·5·8·11월에 배당을 하는 애플, 3·6·9·12월에 배당을 하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그 예다.

이들 주식을 분산 투자해 매달 월급처럼 배당금을 받는 투자자들도 많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경영트렌드가 되면서 지배구조 관련 부분에서 높은 등급을 받기 위해 배당을 늘려 주주친화정책으로 선회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이 주주친화정책 일환으로 분기배당을 늘리는 것도 그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분기배당, 투자자 이득은?

그렇다면 투자자 입장에서 분기배당의 장점은 무엇일까. 사실 배당금의 총량을 비교하면 분기배당과 기말배당은 차이가 없다. 12월에 기말배당금 1200원을 지급하던 회사가 분기배당으로 정책을 바꾸면 배당금 총액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전제 하에 3·6·9·12월에 300원씩 나눠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1년에 한 번 기말배당 시 배당금을 활용하지 못하고 묶여 있는 반면, 분기배당은 분기별로 배당금을 받아 탄력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게 매력포인트다. 또 정기적으로 배당금을 받는 만큼 투자 기업에 대한 심리적 안정감도 느낄 수 있다. 기업이 배당금을 정기적으로 지급한다는 것은 곧 안정적인 실적을 올리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주가 측면에서 보면 변동성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기말배당은 배당락일 후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분기배당의 경우 배당일이 분산되는 만큼 주가 하락의 강도가 약하다는 설명이다.

또 분기배당이 늘면 주기적으로 안정적인 배당금을 받으려는 장기투자자의 자금이 증시로 더 많이 유입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이재선 연구원은 “연 4회 지급되는 분기배당의 매력에 끌려 분기배당주의 매수를 늘리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며 “분기배당에 관심이 많은 투자자라면 향후 국내 기업들의 분기배당 추진을 살펴보기 위해 기업의 배당 정관 변경을 눈여겨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