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 리포트] 마운드 내려가기 싫은 롯데 투수, 감독은 “I love it!”

입력 2021-05-27 16:48: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래리 서튼 롯데 감독. 스포츠동아DB

“I love it!”


래리 서튼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인터뷰에서 ‘전사’라는 단어를 즐겨 쓴다. 김준태에 대해서는 “스파르타 전사와 같은 모습”이라고까지 표현했다. 선수들이 그라운드 위에서 승리를 향해 모든 걸 걸고 싸우는 모습을 가장 바란다. 투수들이 마운드를 내려가기 싫어하는 티를 낸 장면에 대해서도 박수를 보냈다.


26일 사직 LG 트윈스전. 3-3으로 맞선 6회초 롯데는 마운드에 김대우를 올렸다. 안타와 뜬공으로 1사 1루, 이용훈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랐다. 김대우는 다소간 아쉬운 표정을 지은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비슷한 상황은 8회에도 있었다. 7회부터 마운드를 지킨 서준원은 8회 2사 2·3루 위기를 맞았다. 이용훈 코치가 올라와 교체를 하려하자 서준원은 의지를 드러냈다. 공을 야수들에게 건네지 않으며 더 던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포수 지시완은 웃으며 서준원을 격려했고 이내 마운드를 내려갔다.


투수 입장에서 그 이닝을 자신이 마무리 짓고 싶은 게 당연하다. 감독의 지시가 서운할 수도 있다. 다만 이를 그라운드 위에서 표현하고, 중계화면에 잡히면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도 있다. 때문에 일부 감독들은 이러한 동작을 불편해하는 경우도 있다.


서튼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27일 만난 그는 “그런 모습을 굉장히 좋아한다. 한 이닝을 책임지고 내려오겠다는 전사의 생각이었다. 모든 투수들이 그런 생각과 멘탈을 갖고 경기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지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모두가 이기고 싶어 한다. 어떻게 싸울 지를 고민하는 것이 승부욕이다. 내가 상대보다 더 강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승패는 컨트롤할 수 없는 영역이다. 다만 경기 준비 등의 과정은 컨트롤할 수 있다. 준비, 경기, 그리고 리뷰까지 세 가지의 과정이 중요하다. 이 작업이 가치가 있다고 믿는 순간 팀은 더 이길 수 있을 것”이라는 철학도 덧붙였다.

사직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