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코로나19 전후 불법스포츠도박의 추이와 대책에 관한 연구 발표

입력 2021-05-31 13: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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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국내 사행산업은 고사 위기…불법스포츠도박시장은 지속 팽창
합법사행산업에 대한 제도 개선 시급…범정부 차원 불법스포츠도박 대응 필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스포츠산업 전반이 고사 위기에 직면했으나, 불법스포츠도박의 확산세는 꺾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형정원)은 체육진흥투표권 스포츠토토의 수탁사업자인 스포츠토토코리아의 의뢰로 ‘코로나19 전후 불법스포츠도박의 추이와 대책’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결과를 발표했다.

코로나19로 국내 사행산업 위축…불법스포츠도박은 여전히 기승
형정원 연구에 따르면, 2020년 불법스포츠도박시장의 규모는 약 20조2000억 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2019년 사행산업감독위원회(사감위)의 ‘제4차 불법도박 실태조사’에서 집계된 약 20조5000억 원과 차이가 크지 않은데, 통계의 오차 범위를 고려하면 거의 동일한 수준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2020년 코로나19로 전 세계 스포츠가 50여 일간 중단돼 전 세계 스포츠베팅시장이 정체됐던 상황까지 고려한다면, 불법스포츠도박시장은 오히려 확산세가 지속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형정원에선 만일 2020년 스포츠경기 중단사태가 없었다면 약 10~13% 증가된 22조2000억 원~22조8000억 원까지 커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불법스포츠도박으로 인한 세금·기금 포탈액 5년간 약 30조 원 추정
또한 이번 연구에선 불법스포츠도박으로 인한 세금 및 기금 등의 포탈 규모를 추정해 눈길을 끈다.

형정원에선 최근 5년간 불법스포츠도박으로 인한 세금, 기금 포탈액을 합법스포츠토토의 연도별 매출액에서 세금 및 기금을 부담한 비율(약 31%)을 기준으로 산정했는데, 그 결과 규모가 5년간 약 30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불법스포츠도박만 기준으로 추정한 것으로 불법도박시장 전체를 대입할 경우 그 규모는 훨씬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스포츠베팅 이용자 대상 온라인 설문조사, 총 1696명 참여…합법 스포츠토토의 경쟁력 강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인식
스포츠베팅 이용자 대상 스포츠토토 관련 제도 인식에 대한 온라인 설문조사도 진행했으며, 총 1696명이 참여했다.

스포츠베팅 이용자들은 스포츠토토의 모바일 베팅, 구매가능 시간 및 경기 증가, 싱글베팅 허용, 배당률 증가 등의 제도가 개선된다면 불법스포츠도박 이용이 감소할 것으로 인식한 반면 불법스포츠도박 처벌 강화, 예방 교육 및 캠페인 등은 효과가 낮을 것으로 인식했다. 이는 불법스포츠도박 이용 방지를 위해선 합법 스포츠토토 상품의 게임성 강화와 관련된 제도 개선이 더 효과가 있는 것을 의미한다.

사감위는 2010년부터 매년 사행산업 시행기관을 대상으로 건전화 평가를 실시하고 있으며, 평가 실적에 따라 다음해 매출총량 설정 과정에 반영하고 있다.

형정원은 연구보고서에서 사감위의 건전화 평가는 그동안 사행산업 건전화에 여러 긍정적 효과를 이끌어냈으나, 현 평가체계는 불법스포츠도박을 근절하기 위한 사행산업 시행기관의 자발적 노력을 유도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건전화 평가에 불법도박 근절과 관련된 시행기관의 기여도를 반영하고 매출총량 설정에 반영한다면, 시행기관의 자발적 노력이 강화되고 불법사행산업에 실효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코로나19 이후 국내 스포츠베팅 관련 제도 개선 방향…해외 스포츠베팅업체 벤치마킹, 국내 스포츠베팅산업의 경쟁력 강화 절실
코로나19로 비대면 상황이 심화됨에 따라 국내 프로스포츠 및 실내스포츠산업은 고사 위기에 직면했으며, 사행산업 역시 위축되고 있다. 이와 반대로 인터넷과 모바일을 기반으로 영업망을 구축한 해외 스포츠베팅업체는 코로나19로 인한 스포츠경기 중단 위기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증가되고 있다. 해외 스포츠베팅시장은 이미 학습된 모바일 베팅 방식을 기반으로 향후 오프라인에서 모바일 방식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보고서는 코로나19 이후 국내 스포츠베팅산업 관련 제도 개선의 기본 방향으로 ▲해외스포츠베팅업체의 경쟁력 강화수단 벤치마킹 ▲국내 스포츠베팅산업의 경쟁력 강화 ▲규제 축소 및 매출총량 적용 유예 등을 제안하면서, 이 중 국내 스포츠베팅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①국내 경기 대상 베팅 확대 및 싱글 베팅 도입 ②환급률 체계 개선 ③모바일 베팅 ④사행산업 매출총량제 개선 등을 제시했다.

국내 경기 대상 베팅 확대는 비인기종목의 현실과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고려했을 때, 검토할 필요가 있으며, 싱글 베팅은 비록 사행성을 조장할 우려는 있으나 이미 전 세계적으로 시행하고 있고, 또 위의 설문조사에서 불법스포츠도박 이용자 감소에 효과적일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환급률 체계 개선은 제도권 내에서 건전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고, 불법시장 팽창을 억제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다. 지난 10여 년간 환급률 조정에 따른 발매액 증감 현상을 종합했을 때, 환급률 상승에 따른 발매액 증가는 상당부분 불법스포츠도박 수요가 합법사업으로 전환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연구됐고, 이용자 대상 인식 조사에서도 환급률 조정이 불법 이용 감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모바일 베팅은 해외 스포츠베팅업체 및 불법스포츠도박시장에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안으로서 스포츠토토 사업이 고객 중심 서비스 사업으로 전환되는 핵심이다.

사행산업 매출총량제 개선은 합법사행산업의 성장과 불법스포츠도박 근절을 위한 시행기관의 자발적 노력을 이끌어내는 데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불법스포츠도박 단속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노력 필요
연구보고서는 효과적인 불법스포츠도박 단속을 위해 경찰청 내 관련 전담조직을 신설해 단속 및 수사의 혼선을 최소화하고 전담부서가 확정될 경우 경찰청과 자치경찰의 협력 방안 개발 및 추진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 불법사이트 운영자가 복제사이트를 개설하는 데 1~2일 정도의 짧은 시간이 소요되는 데 반해 불법사이트 신고·차단 처리는 1개월 이상 소요돼 실효성에 한계가 있음을 지적하며,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현 방통위의 차단 프로세스를 보완해 ‘불법 사행성 정보 신속차단 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끝으로 비정기적이며 단발적으로 이뤄지는 불법도박에 대한 단속기간을 정례화하고 단속 및 수사와 관련해 사행산업 시행기관, 운영 주체, 검찰 및 경찰 등 수사기관, 방통위 등 정보통신감독기관이 유기적으로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스포츠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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