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 1회초 2사에서 키움 이정후가 중견수 플라이 타구를 다이빙캐치로 잡아내고 있다. 고척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키움은 3일 고척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9-4로 이겨 3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연패 기간 3경기 합쳐 4득점에 그쳤으나 이날 모처럼 타선이 대폭발했다. 1회말 공격부터 5안타 2볼넷을 묶어 7점을 뽑아 그대로 승부를 갈랐다. 선발투수 에릭 요키시는 타선의 지원 덕에 5이닝 4안타 3볼넷 4삼진 3실점(1자책)으로 시즌 6승(4패)째를 신고했다.
대량 득점 이전에 이정후의 수비가 빛났다. 1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 롯데 전준우가 요키시 상대로 중전 안타성 타구를 뽑아냈다. 공이 배트에 맞는 순간 안타가 예상될 만한 타구였다. 하지만 이정후는 한참을 뛰어와 몸을 날려 포구에 성공했다. 잔디에 손목이 꺾이면서도 타구를 놓치지 않았다. 타구의 당사자인 전준우도 원 바운드 포구로 생각한 듯 황당한 표정으로 이정후와 벤치를 번갈아 쳐다봤다. 비디오판독 신청은 없었고, 느린 그림으로 확인해도 명백히 노 바운드 캐치였다. 이정후는 대수롭지 않게 몸을 툭툭 턴 뒤 곧장 1루 덕아웃으로 향했다.
이날 전까지 3연패에 빠졌던 키움에 다시 활력이 도는 순간이었다. 공교롭게도 바로 이어진 수비에서 롯데가 자멸하며 이정후의 캐치가 더욱 빛났다. 1회말 1사 1·2루, 박병호가 유격수 정면으로 향하는 병살타성 타구를 때렸다. 롯데 딕슨 마차도가 포구해 2루로 뿌렸으나 송구가 낮게 날아갔다. 1루주자만이라도 처리해야 했지만, 마음이 급했던 2루수 김민수는 포구에 실패했다. 주자 모두 세이프. 이어진 1사 만루 찬스에서 김웅빈과 이용규의 연속 2타점 적시타를 시작으로 키움의 7득점이 이어졌다.
호수비로 경기를 시작한 이정후는 타석에서도 5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올 시즌 7번째 3안타 이상 경기를 만들어냈다. 이정후가 공수 모두 가장 빛난 하루였다.
고척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