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MVP] 이틀 연속 해결사! 엘린이 LG 문보경, 또 다른 엘린이 만들 준비 끝

입력 2021-06-09 22: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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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 경기가 열렸다. 5회말 1사 LG 문보경이 우월 솔로 홈런을 날리고 그라운드를 돌며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어린이들은 야구장에서 가장 빛나는 별을 보며 야구에 빠져든다. ‘성공한 엘린이’ 문보경(21·LG 트윈스)을 보며 야구에 빠지는 엘린이들이 많아질 기세다. 문보경은 관중석에서 지켜만 보던 잠실구장에서 자신의 지분을 점차 넓히고 있다.

LG는 9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서 6-3으로 승리하며 4연승을 질주했다. 7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출장한 문보경이 2타수 1안타(홈런) 2볼넷 2타점 1득점으로 하위타선에서 팀 공격을 주도했다. 1-0으로 앞선 1회말 2사 만루 첫 타석에서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냈고, 5-2로 앞선 5회말에는 우월 솔로포를 때려냈다. 데뷔 첫 잠실구장 홈런. 전날(8일) 1-1로 맞선 8회말 대타로 나서 역전 결승타를 때려낸 기세를 그대로 이었다. 이날 경기 전 허리 신경 미세 손상으로 1군 엔트리 말소된 로베르토 라모스의 공백이 당장은 느껴지지 않게 됐다.

2019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로 LG에 입단한 문보경은 퓨처스(2군)리그에서 이미 자신의 장타력을 어느 정도 증명했다. 입단 첫해인 2019년엔 2군 8경기 출장에 그쳤지만 지난해 48경기서 타율 0.319를 기록했다. 특히 때려낸 37안타 중 3분의1을 넘는 13개가 2루타였다. 홈런은 없었지만 일발장타 능력은 보여준 것. 올해는 16경기서 타율 0.464, 2홈런으로 1군 콜업의 명분을 마련했다. 그렇게 찾아온 1군 기회. 여기에 주전 1루수 라모스까지 이탈했으니 기회의 문이 열렸다.

문보경은 전날 결승타를 때려낸 뒤 “LG 경기로 야구를 처음 접했다. 잠실구장 관중석에서만 야구를 봤는데 이젠 내 응원가도 생기고 결승타도 쳤다”며 벅참을 숨기지 못했다. 두산 베어스 팬이었던 문보경의 아버지도 이젠 아들이 속한 LG를 응원한다.

‘엘린이’ 문보경에겐 지금까지의 성장 스토리도 충분한 감동일 터. 문보경은 어릴 적부터 자신이 느꼈던 감동을 팬들에게 조금씩 돌려주고 있다. 10여 년 전 자신이 그랬듯, LG의 스타를 보며 야구에 빠져드는 엘린이를 만든다면 더할 나위 없는 서사가 완성될 것이다. 문보경은 그럴 준비가 되어있다.

잠실|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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