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강재민(왼쪽)과 정은원. 스포츠동아DB
김경문 야구국가대표팀 감독은 16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2020도쿄올림픽 최종 엔트리를 발표했다. 한화 소속은 선발투수 김민우뿐. 사이드암 투수 강재민과 2루수 정은원은 없었다.
강재민은 15일까지 26경기에서 2승3세이브7홀드, 평균자책점(ERA) 0.55를 기록하며 현 시점 KBO리그 최고의 불펜투수로 올라섰다. 20이닝 이상 던진 투수 101명 중 유일한 0점대 ERA다. 클래식 통계만 좋은 것도 아니다. KBO 공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 기준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WAR)는 1.85에 달한다. WAR이 불펜투수에게 다소 박한 지표인데도 강재민은 구원 전체 1위는 물론 웬만한 선발투수들보다도 앞선 전체 11위다.
김 감독이 지난해 신인왕 소형준(KT 위즈)의 제외에 대해 “투수 컨디션은 그때그때 바뀐다. 소형준의 올 시즌 모습은 지난해와 달랐다”고 설명했기에 지금 최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는 강재민의 제외가 더욱 아쉽다. 지난해 50경기에서 1승2패1세이브14홀드, ERA 2.57을 기록했으니 한 시즌 반짝도 아니다. 김 감독은 “사이드암 투수 중에선 한 경기 잘하고 다음 경기 고전하는 선수가 아닌, 꾸준한 선수를 뽑았다”고 말했다.
2루수 정은원도 마찬가지다. 정은원은 58경기에서 타율 0.295, 3홈런, 1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58로 활약 중이다. 리그 출루율 5위(0.429)로 ‘눈야구’의 힘을 보여주고 있으며 OPS는 리그 전체 14위, 2루수 1위다. 리그 최고의 2루수로 칭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김 감독의 선택은 박민우(NC 다이노스)와 최주환(SSG 랜더스)이었다.
물론 엔트리가 24명으로 제한돼있어 성적이 좋음에도 탈락하는 선수는 나오게 마련이다. 다만 강재민과 정은원은 어떤 지표를 들이대도 현 시점 포지션 최고의 선수들이다. 이들의 제외에 씁쓸한 뒷맛이 남는 이유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