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전례 없던 적막 올림픽, 한국 선수단에는 기회일 수 있다

입력 2021-07-11 17: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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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20도쿄올림픽에선 관중들의 함성을 들을 수 없다. 개최도시 중 3개 현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무관중 개최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8일 일본 정부, 도쿄도,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가 공동으로 연 5자 협의에서 도쿄도내 경기장에 관중을 수용하지 않기로 결정한 데 이어 홋카이도와 후쿠시마에서 열리는 경기도 무관중으로 진행하는 게 최종 결정됐다. 관중 수용 가능성을 열어둔 지역은 이바라키현, 미야기현, 시즈오카현이 전부다. 게다가 12일부터 8월 22일까지 도쿄도에 4번째 긴급사태가 선언돼 움직임도 그만큼 위축될 수밖에 없다.

도쿄올림픽은 9개 지역 42개 경기장에서 열린다. 이 중 대부분은 도쿄와 가나가와현, 사이타마현 등 도쿄 일대 수도권에 밀집해있다. 전 종목의 96%가 관중 없이 치러진다.

이는 한국 선수단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금메달 유력 종목으로 꼽히는 양궁과 사격, 펜싱, 유도, 야구 등은 모두 무관중 개최가 확정된 도쿄도 지역에서 열린다. 일본과 경쟁이 불가피한 유도도 마찬가지다. 일본 입장에선 홈팬들의 일방적 응원을 기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미 한국 선수단은 현지 상황에 맞게 적응훈련을 진행해왔다. 양궁대표팀은 2019년 도쿄에서 열린 테스트 이벤트 때의 경기장 환경을 기반으로 세트를 설치해 선수들이 감각을 유지할 수 있게 했고, 사격대표팀은 훈련 도중 일본 오리콘차트 상위권에 오른 곡들을 재생하며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양궁, 사격과 같은 집중력이 중시되는 종목들은 환경 변화 하나하나에 민감하기에 무관중 개최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목소리가 크다.

일본 입장에선 최악의 시나리오다. 관중수익 등 경제적 타격이 불가피하고, 선수들의 사기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게 없다. 현지에선 올림픽의 중도 중단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10일 IOC 공식 홈페이지 영상을 통해 선수들에게 “(관중 없는)경기장에서 외롭다고 느낄 필요는 없다. 수십억 명의 세계인이 TV를 통해 함께할 것”이라며 “진정한 팬들과 가족, 친구들의 응원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 여러분은 대회 준비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격려 메시지를 전했지만, 현지 분위기는 싸늘하기만 하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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