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 인터뷰] ‘대체발탁’ 롯데 김진욱, “태어나 처음 느낀 설렘, 부끄럽지 않게…”

입력 2021-07-15 16: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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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김진욱.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귀가 아플 정도입니다.”

15일, 오후 훈련을 준비 중이던 소년은 갑작스러운 보도를 본 후 화들짝 놀랐다. 스스로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대표팀 대체 발탁. 쏟아지는 축하 연락에 귀가 아플 정도라고 하면서도 설렘을 숨기지 못했다. 김진욱(19·롯데 자이언츠)은 태극마크가 부끄럽지 않은 활약을 다짐했다.

KBO는 15일 김진욱의 2020도쿄올림픽 야구 대표팀 추가 승선을 알렸다. 대표팀 기술위원회와 김경문 감독 이하 코칭스태프는 14일 박민우(NC 다이노스)의 대표팀 하차 후 추가 선발에 대해 논의를 진행했고, 그 결과 김진욱을 발탁하기로 했다. 박민우는 박석민, 권희동, 이명기와 함께 원정 숙소에서 외부인을 불러 술자리를 가졌다. 명백한 방역 수칙 위반. 박민우는 백신 접종 효과 때문인지 다른 3인과 달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지 않았으나, 비판 여론을 피하지 못했다. 결국 손가락 부상을 이유로 들어 태극마크 ‘자진 반납’하는 촌극을 벌였다.

대표팀은 3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 제출했던 사전등록명단(154명) 중 김진욱의 발탁을 알렸다. 발표 직후 스포츠동아와 연락이 닿은 김진욱은 “기사를 보면서 지금까지 겪었던 감정과 차원이 다른 느낌을 받았다. 태어나서 처음 느끼는 설렘이었다”고 밝혔다.

스스로는 4일 인천 SSG 랜더스전(1이닝 1볼넷 2삼진 무실점)에서 보여준 임팩트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해석했다. 김진욱은 이날 8회말 1사 만루 위기에서 추신수, 최정을 연달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두 타자에게 8구를 던졌는데 6구가 속구였다. 그만큼 자신감이 붙었다는 의미다.

시즌 초 선발로 고전했지만 불펜으로 보직을 바꾼 뒤 자신감이 배가됐다. 롯데의 당초 플랜대로면 김진욱은 올 시즌 불펜에서 데뷔 시즌을 치를 예정이었다. 속구-슬라이더 외 변화구가 마땅치 않았고, 코로나19 여파로 강릉고 시절이던 지난해 투구수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닝 제한을 두며 불펜에서 1군 맛을 보게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시즌 초 계획이 어그러지며 선발등판, 좋지 않은 결과에 자신감도 떨어진 게 사실. 래리 서튼 감독 체제에서 불펜으로 보직을 바꿔 성공의 맛을 보고 있다. 김진욱은 “슬라이더에 자신감이 붙었다. 선발과 달리 불펜에서는 ‘버리는 공’이 없어야 한다. 자신 있는 공 위주로 던졌던 이유다. ‘피치 디자인’의 효과 같다. 최대한 완벽하게 던지려고 노력하며 좋은 결과가 생겼다”고 자평했다.

2002년생. ‘베이징 키즈’라고 칭하기엔 당시 너무 어렸다. 하지만 야구를 시작한 뒤 2008베이징올림픽 전승 우승 신화 경기들을 지겹도록 봤다. 이후 치러진 국제대회 모두 ‘본방 사수’할 정도였다. 김진욱은 “한국을 대표해서 나갈 수 있다는 자체가 무한한 영광이다. 부끄럽지 않게, 좋은 성적에 보탬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투수든 포수든 선배들에게 많이 배우고 싶다. 웨이트트레이닝부터 몸 관리 등 모든 것을 얻어오고 싶다.” 김진욱의 각오다. “워낙 좋은 선배들이 많지 않나”라는 문장, ‘워’와 ‘낙’ 사이에 약 2초의 공백이 있었을 정도로 진심이 담겨있었다.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내는 데 기여하며 성장하는 야구소년. 괴물신인 성장 서사가 첫 발을 뗀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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