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매까지 바라본 ‘김민재 500만 달러 베팅’ 전북, 특별했던 노딜

입력 2021-07-20 10: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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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 스포츠동아DB

K리그1(1부) 전북 현대의 여름 이적시장은 다이내믹했다. ‘특급 신성’ 송민규(22·포항 스틸러스)를 수혈했고, 내친 김에 국가대표 중앙수비수 김민재(25·베이징 궈안)까지 품에 안으려 했다.

전북은 20일 “결과적으론 불발된 건이다. 날카로운 창과 단단한 방패로 밸런스를 맞추고 싶었다. 김민재 영입을 최근 추진했다”고 전했다. 전북이 베이징에 전한 조건이 놀랍다. 무려 500만 달러(약 57억 원)를 이적료로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김민재를 2019년 베이징으로 이적시키며 받은 몸값 600만 달러(약 68억 원)에 거의 근접한 액수이지만 전북은 과감히 지갑을 열어 자신들이 성장시킨 젊은 수비수를 복귀시키려 했다.

김민재의 이적 추진은 은밀히 또 급작스레 진행됐다. 전북이 구단 차원의 접촉을 시작한 시점이 15일이다. 이날 영입을 희망한다는 내용의 공식 레터를 베이징에 전달했다. 그러나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베이징은 전북이 요청한 데드라인(16일) 회신을 주지 않았고, K리그 여름 이적시장 마감일인 20일 오전까지도 답이 없었다.

여기에는 올림픽대표팀 김학범 감독의 요청이 있었다. 와일드카드(만 25세 이상)로 도쿄올림픽 최종엔트리에 김민재를 승선시키기 위해선 소속 팀의 허락이 필요했고 마지막 희망은 전북이었다. 대한축구협회(KFA) 수뇌부 일부만 공유했던, 은밀히 진행된 사안이었다.

김 감독이 베이징 구단의 ‘올림픽 출전 불가’ 방침에도 불구, 끝까지 김민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배경이다. 전북은 ‘오케이(OK)‘ 사인을 보냈고, 김민재 재영입에 500만 달러의 재정을 들이기로 했다. 김민재도 김상식 전북 감독의 연락에 “복귀할 수 있다”는 답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500만 달러는 역대급이라 불릴 만한, K리그 시장에서는 유례없는 액수이지만 전북은 미래까지 내다봤다. 향후 김민재를 유럽 빅 리그에 진출시키면 그 이상의 비용 회수가 가능한 합리적 투자로 봤다.

하지만 FC포르투(포르투갈)와 구단 차원에서 ‘600만 유로(약 81억 원)’ 규모의 이적 협상을 진행 중인 베이징이 응답하지 않으며 자연스레 없던 일이 됐다. 그럼에도 전북의 시도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칭찬받을 만한 일이다.

제공권과 수비 리딩, 스피드, 빌드업 능력을 두루 갖춘 김민재는 2017년부터 전북 주전을 꿰찼고, 연속 리그 우승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김민재는 A매치 통산 32경기에서 3골을 기록 중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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