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 스토리] ‘찍으면 꼭 데려온다!’ 송민규 향한 전북의 줄기찬 구애가 통했다

입력 2021-07-2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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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스타’ 송민규가 20일 전북 현대 이적을 확정했다. 전북은 송민규의 영입을 위해 포항 스틸러스에 20억 원 이상의 이적료를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K리그에서 보기 드문 ‘메가 딜’이란 평가다.사진출처|전북 현대 SNS

K리그1(1부) 챔피언 전북 현대가 한국축구의 ‘차세대 에이스’ 송민규(22)를 마침내 품었다<스포츠동아 7월 16일 단독보도>.

전북은 K리그 선수 추가등록(여름이적시장) 마감일인 20일 “포항 스틸러스에서 활약한 송민규의 영입을 확정했다. 리그 5연패에 큰 힘을 얻게 됐다”고 발표했다. 도쿄올림픽 이후 선수단에 합류해 등번호 21번을 달게 될 송민규의 계약기간은 4년 6개월, 이적료는 20억 원(추정) 선이다.

전북은 올해 초부터 다용도 공격카드인 송민규의 영입을 추진했다. 2018년 프로에 데뷔한 그는 2019년 27경기에서 2골·3도움을 올린 뒤 지난해 27경기에서 10골·6도움으로 생애 한 번뿐인 영플레이어상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좌우 측면을 모두 커버하며 공격 2선까지 책임질 수 있는 송민규에 대한 전북의 관심을 포항도 모르지 않았다. 더욱이 김기동 포항 감독이 자신의 재계약 조건으로 송민규의 잔류를 요청했을 정도로 애정이 컸다.

그 사이 전북이 포항에 제시한 이적료도 점점 올라갔다. 여러 차례에 걸쳐 10억 원 선부터 15억 원 선까지 뛰었지만, 포항은 움직이지 않았다. 결국 겨울이적시장은 소득이 없었고, 포항에 남은 송민규는 올 시즌 전반기 16경기에서 7골을 몰아치며 변함없는 실력을 뽐냈다.

전북은 집요했다. K리그 추가 선수 등록기간이 열리자마자 포항에 다시 접근했다. 급물살을 탄 시점은 6월이었다. 전북 고위층이 올림픽대표팀의 가나 평가전이 열린 제주도에서 포항 고위층을 직접 만나 ‘20억 원 이상’을 제안했다.

최근 K리그에서 보기 드물었던 엄청난 액수에 포항 구단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재정적 어려움을 호소해온 포항으로선 거부하기 힘든 규모였다. 포항이 내부검토를 진행한 시점에 전북은 선수 설득에 나섰다. 유럽 진출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던 송민규에게도 매력적 제안이 전달됐고, 고민 끝에 전북 유니폼을 입기로 결심했다.

포항 구단과 선수의 동의를 모두 얻자 협상은 일사천리로 진행됐고, 16일 오전 이적 합의에 이르렀다. K리그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16일 오전부터 포항 선수단 내부에서 ‘송민규의 전북 이적’ 소문이 빠르게 확산됐다”고 귀띔했다.

그런데 생각지 못했던 문제가 있었다. 포항 구단은 송민규의 이적 과정을 김 감독과 공유하지 않았다. 전북의 줄기찬 러브콜은 인지했어도 최근의 협상 상황을 전달받지 못했기에 김 감독의 배신감은 대단했다. 202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 출전한 동안 ‘빅딜’이 추진됐다는 점도 서운할 수밖에 없었다.

다만 구단-선수 합의가 모두 끝난 결과는 뒤집힐 수 없었다. 18일과 19일 포항 구단과 김 감독이 만났고, 송민규는 전북에 안착하게 됐다. 한 번 찍으면 어떻게든 인연을 맺고야 마는 전북의 정성이 이번에도 큰 결실을 맺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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