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 기자의 여기는 도쿄] 金 놓쳤지만 세계랭킹 1위 업어친 안바울, 후회할 이유 하나도 없다!

입력 2021-07-25 2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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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 안바울 선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20도쿄올림픽 유도 남자 66㎏급 경기가 열린 도쿄 지요다구 부도칸. 동메달 결정전을 마친 안바울(27·남양주시청)은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호흡을 가다듬고 침착하게 인터뷰를 이어가다가 또 눈물을 흘리기를 반복했다. 그만큼 간절했던 올림픽 금메달이었기에 본인의 아쉬움을 모두 헤아릴 수는 없을 터.

유도종주국 일본에서 반드시 금메달을 거머쥐겠다는 다짐을 수 없이 했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때 이 체급 결승에 오르고도 복병 파비오 바실레(이탈리아·현 73㎏급)에게 한판패를 당하며 무너졌던 기억을 지우고 세계 정상에 우뚝 서겠다는 각오가 대단했다. 21일 출국 직전에도 스포츠동아와 만나 “국민들께 기쁨을 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진심이 묻어났다.

그 꿈은 이뤄지는 듯했다. 친칠라 산초(코스타리카)와 16강전, 아드리안 곰보츠(슬로베니아)와 8강전을 모두 손쉽게 끝냈다. 주어진 시간을 다 쓸 필요도 없었다. 그러나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4위 바자 마그벨라쉬빌리(조지아)를 상대로 골든스코어(연장) 끝에 절반을 내주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렸고, 2019년 봉사활동 서류조작 의혹으로 6개월간 대한유도회로부터 자격정지 징계를 받는 등 힘든 시간을 겪었던 만큼 패배에 더욱 힘들어했다. “여러 가지로 힘들었을 때도 믿어주신 분들이 있었기에 포기하지 않고 버텼다.” 안바울의 회상이다.

일찌감치 탈락했던 세계랭킹 1위 마누엘 롬바르도(이탈리아)와 동메달 결정전이 남아있었기에 마냥 주저앉을 수 없었다. 상대전적 2전패의 롬바르도를 꺾고 2연속 올림픽 메달을 획득한다면 그 의미도 분명 작지 않았다. 결국 안바울은 2분18초 만에 가장 강력한 주특기인 업어치기로 롬바르도를 매트에 눕혔다. 2연속 올림픽 메달은 그렇게 완성됐다. 패배에 따른 좌절감을 금세 털고 일어났기에 가능했다. 세계랭킹 1위를 업어치고 동메달을 거머쥔 것만으로도 후회할 이유는 하나도 없었다.

도쿄|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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