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온 KIA 막내 챙긴 선배, 증명의 무대에서도 미래는 자란다

입력 2021-07-26 10: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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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대회는 증명의 자리다. 미래보다는 현재를 우선하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미래를 책임질 젊은 선수들이 현재 기량까지 정상급이라면 더할 나위 없다. 모두가 하나로 뭉쳐 서로를 챙기는 ‘팀 코리아’. 2020도쿄 올림픽 야구 대표팀의 케미스트리는 가장 든든한 무기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25일 키움 히어로즈와 평가전에서 2-1로 승리했다. 23일 상무 야구단전(9-0승), 24일 LG 트윈스전(2-2무)에 이어 키움전까지 깔끔히 마무리한 대표팀은 25일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세 차례 평가전을 마친 뒤 김 감독은 부담을 언급했다. 2008베이징 대회 당시 기대치가 크지 않았음에도 전승 금메달 신화를 썼다. 13년 후인 지금은 디펜딩챔피언으로 수성해야 하는 자리다. 여기에 팬들의 응원을 당부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방역수칙을 위반해가며 원정숙소에서 술판을 벌인 일부 선수들 때문이다. 국제대회마다 불가피했던 선수 선발 관련 논란은 이번에도 되풀이됐다. 일각에서는 2021 김경문호를 두고 전력이 약한 대표팀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모든 시선을 받아들인 김 감독은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점검 차원의 평가전이긴 하지만 사령탑이 “한국야구의 미래”로 꼽은 이들이 활약했기에 의미가 크다. 이의리는 25일 키움전에 두 번째 투수로 나서 2.2이닝 3안타 2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모처럼만의 실전이라 제구가 살짝 흔들렸지만 최고 148㎞, 평균 146㎞의 속구는 물론 체인지업, 슬라이더의 위력을 확인시켰다. 박민우의 대체선수로 선발된 김진욱은 불펜으로 2경기 등판해 1.2이닝 3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김 감독도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다.

국제대회에서 전력 이상의 지분을 차지하는 선수들간의 호흡도 궤도에 올랐다. 이의리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의리는 25일 출정식에서 가장 잘 챙겨주는 투수 선배로 고영표를 뽑았다. 고영표는 “막내 (이)의리와 (김)진욱이가 있는데, 진욱이는 롯데 자이언츠 선배인 (박)세웅이가 같이 합류했다. 의지하는 선배가 있다고 느꼈다. KIA 타이거즈에서 혼자 합류한 의리를 챙겨줘야 될 것 같다고 느꼈다. 편하게 해주려고 먼저 다가갔다”고 설명했다. 자신도 첫 성인 대표팀 발탁으로 “처음엔 기에 눌렸다”고 말했지만, 그러면서도 형 노릇을 했다. 고영표의 말처럼 박세웅 역시 김진욱과 주로 캐치볼을 하며 서로를 의지하고 있다.

“선수들끼리 똘똘 뭉치는 건 대한민국이 최고다.” 김경문 감독의 평가다. 현재와 미래가 어우러지고 있다. 도쿄 키즈의 잉태를 위해 대표팀이 힘차게 발을 내딛었다.

고척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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