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 기자의 지바 리포트] 전부 업그레이드 오상욱, 올림픽까지 접수했다

입력 2021-07-28 20: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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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펜싱 사브르 대표팀 오상욱 선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오상욱(25·성남시청)은 명실상부 한국남자펜싱의 간판스타다.

2012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세계 최강의 반열에 오른 남자펜싱사브르대표팀의 차세대 주자로 기대를 모았다. 오상욱이 빠르게 성장한 덕분에 한국남자사브르는 김정환(38), 구본길(32·이상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세대교체에 따른 걱정을 덜 수 있었다. 2020도쿄올림픽은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선 오상욱이 이 종목의 확실한 강자로 자리매김하는 무대였다.

기대를 모았던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오심 논란 속에 8강 탈락이라는 아쉬움을 맛봤지만, 이는 오상욱이 더욱 단단해지는 계기가 됐다. 28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멧세홀B에서 벌어진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도 오상욱은 8강전(이집트)과 4강전(독일)을 거치며 남다른 카리스마를 자랑했다. 다소 온순해 보이는 이미지를 벗었다. 어느 때보다 큰 몸동작과 함께 크게 포효하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탈리아를 상대한 결승전에서도 오상욱의 컨디션은 최고조였다. 5-4로 앞선 가운데 맞은 2라운드에서 42세 백전노장 알도 몬타노를 맞아 단 1점도 내주지 않고 5점을 따냈다. 이탈리아는 이 때부터 속절없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한국이 5-4의 리드를 24-9까지 크게 벌린 시발점이 바로 오상욱이었다. 6라운드에서도 초반 연속 실점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곧바로 흐름을 찾았다. 29점째를 따낸 뒤에는 두 팔을 펴고 소위 ‘날개 세리머니’까지 펼치는 여유를 보였다.

마무리도 오상욱의 몫이었다. 40-21에서 잇달아 5실점하며 흔들렸지만, 곧장 집중력을 되찾았다. 강점인 긴 리치를 활용해 상대의 상승세를 끊었고, 연속 득점으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어느 때보다 순조로운 ‘골든 로드’였다. 마지막 득점을 올리며 45-26 승리와 금메달을 확정한 순간. 오상욱은 ‘형님’들을 끌어안고 기쁨을 나눴다. 패자인 이탈리아선수들을 끌어안으며 격려하는 품격 또한 챔피언다웠다. 도쿄올림픽 남자 사브르 종목의 피날레를 스스로 장식하며 올림픽 대관식까지 마친 오상욱이다.

지바|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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