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이 목표였는데…‘요코하마 참사’ 올림픽축구대표팀, 멘탈 관리 ‘초비상’

입력 2021-08-0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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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는 도쿄올림픽 8강전에서 멕시코에 3-6으로 져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황의조(앞)를 비롯한 선수단은 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대패 후 멘탈 관리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인천국제공항|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통산 2번째 올림픽 메달을 노렸던 한국축구는 쓸쓸하게 꿈을 접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축구대표팀은 지난달 31일 일본 요코하마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8강전에서 북중미 강호 멕시코에게 3-6 대패해 준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대표팀은 2일 조용히 귀국했다.

허술했던 준비 과정과 본 대회에서의 숱한 실책까지 여러 문제점들이 불거진 가운데 대한축구협회(KFA)도 실패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3선에 성공한 정몽규 회장의 신임 집행부는 자신들 체제에서 치른 첫 번째 메이저대회가 참사로 끝나자 상당한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공정한 팀 구성(선발)과 철저한 관리(운영), 확실한 지원(정보·환경)을 기반으로 하는 기존의 ‘나쁘지 않던’ 프로세스를 배제시킨 터라 이를 해명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패한 올림픽에서 비롯된 고민은 KFA만의 몫이 아니다. 높은 목표를 가슴 속에 품고 올림픽 장도에 나선 선수들은 허탈감과 좌절감에 휩싸였다.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는 허무함에 더해 자신의 실력과 한계를 뼈저리게 느낀 영향도 크다. 실제로 꾸준히 제 역할을 해낸 일부를 제외하면 여기서 자유로운 이는 거의 없다.

올림피언들의 소속 팀들은 초비상이 걸렸다. 선수 관리 측면이다. 이미 K리그 구단들은 올림픽을 위해 큰 희생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협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신없이 진행되는 시즌 중에도 핵심 자원들을 올림픽대표팀에 흔쾌히 내줬다.

불만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대승적 차원’이라는 대의명분에 많은 구단들이 올림픽 선전을 바라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K리그1(1부) 울산 현대, 전북 현대, 대구FC, 포항 스틸러스는 우즈베키스탄과 태국에서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진행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를 올림픽 멤버들을 제외시킨 채 소화했다.

그렇게 버티고 버티면서 오매불망 선수들의 개선을 기다렸던 구단들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 처한 채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 선수들의 정신적인 회복이다. 도쿄올림픽 최종엔트리(22명)에 선수가 차출됐던 A구단 감독은 “결국 스스로 일어서겠지만 조금은 심신을 추스를 시간을 줘야 할 것 같다”고 했다. B구단 단장은 “귀국 후 연락이 닿은 선수의 충격이 굉장히 크게 느껴졌다. 팀으로선 몹시 안타깝지만 정상적인 경기력을 발휘할 때까지 당분간 기다려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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