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용’ 입증한 고영표, 한국야구의 어마어마한 수확

입력 2021-08-05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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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표.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야구대표팀 사이드암 투수 고영표(30·KT 위즈)는 올 시즌 KBO리그에서 국내투수들 중 가장 많은 12차례의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작성하며 7승4패, 평균자책점(ERA) 3.87의 성적을 거뒀다. 2.26의 땅볼(122개)/뜬공(54개) 비율도 그의 경쟁력을 잘 보여주는 지표다. 이 같은 활약을 바탕으로 2020도쿄올림픽에서도 선발로 낙점 받았다.


첫판은 다소 아쉬웠다. 7월 31일 미국과 조별리그 2차전에 선발등판해 4.2이닝 동안 4안타 2홈런 1볼넷 5삼진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4일 일본과 준결승전 선발등판을 앞두고 우려의 시선이 제기됐던 이유다. 게다가 일본프로야구에는 다카하시 레이(소프트뱅크 호크스), 아오야기 고요(한신 타이거즈) 등 수준급 잠수함투수들이 여럿 있다. 일본 타자들은 미국 타자들보다 잠수함투수에 익숙하다.


기우였다. 고영표는 5이닝 동안 6안타 1볼넷 7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특히 야마다 데쓰토(야쿠르트 스왈로즈), 스즈키 세이야(히로시마 도요 카프), 아사무라 히데토(라쿠텐 골든이글스), 야나기타 유키(소프트뱅크 호크스) 등의 강타자들을 모조리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국제대회에서 통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고영표의 주무기는 체인지업이다. 낙폭이 상당하다. 더욱이 직구를 던질 때와 체인지업을 던질 때 팔 스윙의 차이가 거의 없다. 올 시즌 기준 직구 평균구속이 136.7㎞로 빠른 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쉽게 빼앗을 수 있는 비결이다. 현장에서 만난 일본 기자도 “(고영표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 투수다. 체인지업의 각이 상당히 좋더라”며 감탄했다.


‘국제용 투수’로 완전히 자리 잡기 위해 보완해야 할 점도 확실히 깨달았다. 고영표는 “국제대회를 통해 많이 배운다. 체인지업을 더 쉽게 구사하기 위해선 타자 유형에 관계없이 몸쪽 제구를 더 향상시켜야 한다고 느꼈다. 그러면 훨씬 더 효과적으로 승부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요코하마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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