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메달은 3위 안에 들어야 목에 걸 수 있다. 또 금·은·동메달을 따야만 국가별 집계에 잡힌다. 4위를 하게 되면 무용지물이다. 4위는 메달권 밖 최고 순위이자 가장 안타까운 랭킹이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올림픽 4위에 대해 “황홀과 침통의 갈림길”이라고 했다. 9일 BBC가 보도한 도쿄올림픽 통계를 보면 한국은 총 12개의 4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4위에 해당하는 순위다. BBC는 “최다 4위 부문 상위권은 썩 달갑지 않은 랭킹”라고 표현했다.
이번 대회 최다 4위 부문 1위는 26개의 미국이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15개), 영국(14개)이 뒤를 이었다. 미국은 이번 대회 금메달 39개로 메달 순위에서도 종합 1위이고, ROC와 영국도 금메달 20개 이상을 따내 메달 순위 5위 안에 들었다. 4위 부문 1¤3위 국가들은 메달 수가 워낙 많다보니 4위도 자연스럽게 많았다. 반면 한국은 메달 순위는 16위지만 4위 순위는 전체 4위로 상위권에 자리했다.
한국은 김연경이 이끈 여자배구를 비롯해 육상 남자 높이뛰기 우상혁, 다이빙 남자 우하람, 배드민턴 여자 복식 이소희-신승찬, 근대5종 정진화 등이 메달을 놓쳤다. 하지만 예전과는 달리 더 이상 ‘아쉬운 4위’는 아니었다. 이번엔 ‘감동의 4위’였다. 이번 대회의 특징 중 하나는 메달보다는 선수들의 투혼과 열정 가득한 경기력에 격려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는 점이다. 세계의 높은 벽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드는 도전정신에 팬들은 환호했다. 선수들 또한 경기를 즐기는 분위기가 확산됐다. 메달이 아니어도 최선을 다했으면 그만이었다. 이런 흐름 덕분에 4위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한편 국가별 순위가 아닌 개인 메달 순위로는 이번 대회 5관왕에 오른 수영 케일럽 드레슬(미국)이 1위를 기록한 가운데 양궁 3관왕에 오른 안산이 육상 단거리 3관왕 일레인 톰프슨(자메이카), 카약 3관왕 리사 캐링턴(뉴질랜드)과 함께 공동 4위를 마크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