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라 쓰고 에이스라 읽는다…토론토가 웃을 수 있는 이유

입력 2021-08-22 16: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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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괴물’이라는 표현도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을 온전히 담지 못한다. 적장도 엄지를 세우며 “그게 투수다”라고 극찬했다. 류현진이 앞선 등판에서의 부진을 씻어내는 완벽투로 미국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AL) 다승 공동 선두로 우뚝 섰다.


류현진은 22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에 선발등판해 7이닝 5안타 5삼진 1볼넷 무실점 완벽투를 기록했다. 9일 보스턴 레드삭스전(3.2이닝 7실점), 15일 시애틀 매리너스전(6.1이닝 4실점)의 아쉬움을 씻어내는 호투였다.

포스트시즌(PS)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지던 토론토는 에이스의 역투를 발판삼아 3-0으로 승리, 3연패에서 벗어났다. AL 동부지구 5개 팀 중 4위(64승57패)이며 와일드카드 순위 5위다. 갈 길 바쁜 상황에서 꼭 필요했던 에이스의 호투가 실현된 셈이었다. 류현진도 개인 시즌 12승(6패)째를 챙기며 게릿 콜(뉴욕 양키스), 크리스 배싯(오클랜드 애슬레틱스)과 AL 다승 공동선두가 됐다. 배싯이 18일 타구에 안면을 맞아 수술대에 올랐기 때문에 콜과 다승왕을 두고 경쟁을 펼치게 됐다.

최고 93.5마일(약 151㎞)의 포심 패스트볼(40개)에 체인지업(29개), 커터(22개), 커브(14개)를 섞어 던지며 상대 타선을 요리했다. 2회를 제외한 매 이닝 출루를 허용했음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5회 1사까지는 단 한 명에게도 2루를 허용하지 않는 등 위기관리 능력을 뽐냈다. 고비에서 병살타 유도만 세 차례(1회·4회·7회) 유도해내는 등 특유의 안정감으로, 올 시즌 두 번째로 많은 105구를 던졌다.

류현진은 경기를 마친 뒤 “모든 구종에 힘이 있었던 느낌이다. 체인지업이 굉장히 만족할 만한 곳으로 가서 범타와 삼진을 많이 만들었다”며 “나도 연패 중이었지만 팀이 3연패였다.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처질 수 있는 상황에서 빨리 이겨내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아직 포기하기는 이르다. 많은 경기가 남았다”며 PS 진출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언제나 에이스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는 편이지만, 이날은 더욱 그랬다. 몬토요 감독은 “에이스다운 투구였다.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정말 지저분했다. 그 덕에 호투했다. 초반부터 위력적이었다”며 엄지를 세웠다. ‘적장’ A.J. 힌치 디트로이트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힌치 감독은 “류현진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구종을 갖고 있는데, 좋은 제구로 잘 구사하기까지 한다. 정말 좋은 선수다. 우리가 마주할 수 있는 ‘진짜 투수’ 중 하나다. 오늘 류현진은 투수의 정석(definition of a pitcher)라고 생각한다”는 극찬을 남겼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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