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이번 주 파업 갈림길…극적 합의 가능할까

입력 2021-08-30 15: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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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자카르타호’가 부산항 신항 HPNT에서 국내 수출기업들의 화물을 싣고 있다. 사진제공 HMM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의 파업 여부가 이번 주 결정된다.


HMM 사무직원들로 구성된 육상노조는 30일 오전 8시부터 31일 오전 8시까지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쟁의행위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앞서 해상노조는 22~23일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투표자 대비 92.1%의 찬성률로 가결한 바 있다. 육상노조의 찬반투표가 가결될 경우 육상노조와 해상노조는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파업 여부 및 쟁의행위에 대한 공동 투쟁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HMM이 파업에 나서면 1976년 창사 이래 45년 만에 첫 파업이 된다.

육상노조, 파업 가결에 무게

업계에서는 해상노조의 파업 찬성률이 92.1%로 매우 높았던 만큼 육상노조 또한 파업 투표에서 찬성표가 우세할 것으로 보고 있다.


파업 가결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는 임금 인상폭을 둘러싼 사측과 노조의 간극차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사측은 노조에 임금 인상률 8%, 성과급 500%를 지급하는 최종안을 제시했다. 반면 노조는 임금인상률 25%와 성과급 1200%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24일 배재훈 HMM 사장과 김진만 육상노조위원장, 전정근 해원노조위원장 등 노사 대표가 서울 종로구 HMM 본사에서 막판 협상을 진행했지만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한 채 소득 없이 종료된 바 있다.


HMM 사측은 24일 “파업 시 대외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점을 고려해 수당 인상분을 포함해 실질적으로 임금을 10% 인상하는 수정안을 마련했지만, 전향적 수정안에도 육·해상 노조와 원만한 합의를 이루지 못해 유감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임금인상 8%에 격려·장려금 500%를 더하면 연간 기준 육상직원은 9400만 원, 해상직원은 1억1561만 원 가량의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사측의 주장이다.

HMM 해상직원노동조합이 작성한 사직서. 사진제공 HMM 해상직원노동조합


사측은 “3주간 파업하면 예상 피해액이 5억8000만 달러(약 6800억 원)로 추정된다”며 물류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임을 감안해 육·해상 노조에게 “열린 자세로 협상에 임해달라”고 촉구했다.


반면 노조 측은 “8년간 임금이 동결되고 경쟁사 대비 인건비가 낮은 점 등을 감안해 사측의 제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25일 육상노조와 해상노조가 함께하는 공동투쟁위원회를 출범하고 내달 1일 재교섭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해상노조는 22, 23일 진행된 파업 찬반투표에서 파업을 결의하고 당초 25일 파업에 돌입할 계획이었지만 물류 대란을 고려해 한 발 물러섰다.


다만 노조 측은 파업권은 물론이고 단체 사직서 제출 카드 등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해상노조는 이미 조합원 317명으로부터 사직서와 교대신청서 등을 받아놓은 상황이다.

9월 1일 재협상, 정부 개입 가능성도
육·해상노조는 육상노조의 파업 찬반투표 결과를 가지고 1일 사측과 재협상에 나선다. 노조 측은 육상노조의 파업이 가결로 결정되면 협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상노조 측은 “단체사직서, 교대신청서 및 글로벌 선사 MSC 지원서는 육상노조의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따라 공동대응 차원에서 추후 제출 여부를 결정하게 되었다”며 “열린 마음으로 협상에 임하겠으나 우리의 뜻은 강경하게 밀고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업계에서는 HMM의 파업으로 인한 물류 대란과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워낙 막대해 정부가 개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HMM과 노조,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중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 장관은 2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출석해 “(HMM 노사 협상에)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자율적인 협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수출입 물류 관련 부처와 노사 양측, 채권단과 협의 과정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파업 가능성이 여전히 높지만, 정부의 중재와 사측의 새로운 임금 인상안 제시 등을 통해 극적 타협을 이룰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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