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이 진솔한 눈물로 공감을 안겼다.
JTBC 10주년 특별기획 ‘인간실격’(연출 허진호 박홍수 극본 김지혜)은 인생의 중턱에서 문득 ‘아무것도 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는, 빛을 향해 최선을 다해 걸어오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아무것도 되지 못한 채 길을 잃은 여자 부정(전도연 분)과 아무것도 못될 것 같은 자신이 두려워진 청춘 끝자락의 남자 강재(류준열 분), 격렬한 어둠 앞에서 마주한 두 남녀가 그리는 치유와 공감이 밀도 있게 그려진다.
무엇보다 드라마 복귀작으로 ‘인간실격’을 선택한 전도연에게 뜨거운 기대가 쏟아지고 있다. 전도연은 작가가 되고 싶었던 대필작가 ‘부정’ 역을 맡았다. 최선을 다해 걸어왔으나 인생의 내리막길 위에서 실패한 자신과 마주하며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여자다. 투명 인간이라도 된 듯 존재감 없이 자질구레한 고통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부정의 진폭 큰 감정 변화를 호소력 짙은 연기로 그려낸다. ‘올타임 레전드’의 진가를 보여줄 전도연의 열연을 기대하게 한다.
그런 가운데 지난 31일 유튜브 채널 ‘ODG’를 통해 전도연과 아홉 살 소녀의 특별한 만남이 공개됐다. 전도연은 캐릭터 ‘부정’에 완벽 동기화된 모습으로 아이와 만났다. 그는 자신을 ‘이부정’이라고 소개하며 “아빠가 정 많은 부자 되라고 지어준 이름”이라 설명했고, 부정의 감정에 몰입해 대화를 이어갔다. “나는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아무것도 되지 못했고, 잘못 지은 건물처럼 서서히 무너지고 있어”라는 극 중 대사 일부를 읊던 전도연은 갑작스레 눈물을 보이기도.
또한 “꿈을 이루려고 굉장히 열심히 사는데 그 꿈을 이루지 못했을 때 느끼는 감정이 ‘공허함’이라는 것 같아”라는 말에 아이가 ‘공허함’이 무엇이냐고 묻자, 전도연은 “마음이 텅 비는 거야”라고 답했다. 이어 “마음이 텅 비면 슬프기도 하고 ‘어떻게 살지’, ‘나는 누구지’라는 생각을 하는데 그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라고 부정의 공허한 감정들을 전하며 공감을 유발했다. 특히 부정에 깊숙이 녹아든 전도연의 진정성은 아이의 순수함과 만나 감동을 배가했다.
‘인간실격’은 4일 밤 10시 30분 첫 방송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