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같은 데뷔전’ 황희찬, EPL 데뷔골 뽑아내며 완벽한 시작…승리에 쐐기 박고 눈도장 ‘쾅’

입력 2021-09-12 14: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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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황희찬(25·울버햄턴)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데뷔전에서 승리에 쐐기를 박는 골을 뽑아내며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황희찬은 11일(한국시간) 비커리지 로드에서 열린 2021~2022시즌 EPL 4라운드 왓포드와 원정경기에 교체로 출전해 후반 38분 자신의 리그 데뷔골이자, 팀의 2번째 골을 뽑아내며 2-0 승리에 앞장섰다. 개막 3연패를 당했던 울버햄턴은 원정에서 값진 첫 승을 따내며 순위를 13위(1승3패·승점 3)로 끌어올렸다.


데뷔골을 터뜨리기까지 황희찬에게는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지난달 30일 울버햄턴으로 임대 이적한 뒤 공식 훈련이나 경기를 소화하지 못한 채 축구국가대표팀에 소집돼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일정을 치렀다. 8일 16시간의 비행 끝에 울버햄턴으로 복귀한 그는 약 30분 정도 팀 훈련을 함께한 뒤 왓포드전에 나섰다.


벤치에서 출발한 황희찬은 0-0으로 맞선 후반 18분 프란시스코 트린캉을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았다. 상대 자책골로 1-0으로 앞선 후반 38분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동료의 슛이 수비수의 발에 맞고 나오자 황희찬이 왼발로 밀어 넣었다. 정교한 전개로 만든 장면은 아니었지만, 공간을 찾아들어가는 움직임이 돋보였다.


황희찬은 14번째 한국인 EPL 선수로서 성공적 데뷔전을 치렀다. 박지성(은퇴), 손흥민(토트넘) 등 큰 족적을 남긴 선수들이 있지만, 첫 출전에서 득점한 것은 황희찬이 유일하다. 올 시즌 울버햄턴 선수의 첫 골이기도 하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영국 현지의 반응도 뜨겁다. 경기 종료 후 EPL 사무국은 황희찬을 ‘킹 오브 더 매치(최우수선수)’로 선정했고, 공영방송 BBC를 통해 진행된 팬 투표에선 가장 높은 평점 8.6을 받았다. 울버햄턴 현지 매체인 버밍엄라이브는 “대한민국 선수로서 꿈같은 데뷔전이었다”고 총평을 남겼다.


리그 첫 승을 거둔 브루노 라즈 울버햄턴 감독은 “좋은 경기를 위해선 황희찬과 같은 톱 플레이어가 있어야 한다”며 “매우 좋은 시작이다. 좋은 미래를 펼치길 기대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30분 정도만 훈련을 했는데, 그는 팀이 어떤 공격을 하는지에 대해 영상을 보며 경기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선수 본인과 팀에 더할 나위 없이 기분 좋은 시작이다. 황희찬은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 소속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활약하며 경쟁력을 입증했지만, 라이프치히(독일)에서 보낸 2020~2021시즌은 실패했다. 부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여파로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렸다. 그런 그에게 이적은 재도약의 기회였다.


울버햄턴으로서도 황희찬의 빠른 데뷔골이 반갑다. 아다마 트라오레가 인상적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지만, 이날 경기 전까지 팀 득점이 없었다. 지난 시즌 당한 두개골 골절상의 여파로 주포 라울 히메네스가 부진한 탓이 크다. 황희찬은 조력자 또는 주전 경쟁자의 위치에서 팀의 공격력 강화에 소중한 자원이 될 전망이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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